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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등록금 1년 면제까지 내걸었지만···14개 학부 중 10곳이 지원자 '0명'

◀앵커▶
대입 정시 모집 마감 결과 상당수 지역대 경쟁률이 올랐지만, 속사정은 심각하다는 보도를 최근 해드렸는데요.

대학에 따라서는 당장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학과가 한둘이 아닙니다.

취재기자와 관련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조재한 기자,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역 대학 문을 닫을 것이라는 경고도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기자▶
지역대로 지역대 나름입니다만,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편의상 A 대학이라고 하겠습니다.

A 대학은 대구 인근에 있는데, 이번 정시 모집 정원은 268명인데, 40명 지원했습니다.

평균 경쟁률 0.15대 1입니다.

전체 경쟁률도 경쟁률이지만, 세부 모집 단위로 보면 심각성이 도드라지는데요.

학부나 전공별로 지원은 받는데, 14개 학부나 전공 가운데 10곳에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앵커▶
학생이 없는 학과가 되는 건데, 이런 심각한 상황에 있는 대학이 또 있나요?

◀기자▶
경북에 있는 B 대학을 보면요.

외부로 공개된 경쟁률은 0.12대 1입니다.

633명 모집에 74명이 지원해서, 정원의 10% 정도가 지원한 겁니다.

요즘은 추가합격으로 지원자 가운데 상당수가 등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학생이 거의 없는 셈입니다.

대부분 대학이 온라인으로만 접수를 하는데 비해 이 대학은 우편이나 직접 접수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최종 경쟁률은 비공개로 해서 공개된 경쟁률보다는 조금 더 높겠습니다만 상당히 심각하다는 건 분명합니다. 

◀앵커▶
지역대학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일 줄은 생각하기 쉽지 않지 않습니까?

◀기자▶
예로 든 두 대학은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입니다.

재정지원 제한이 되면 정부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등의 불이익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 자체적으로 등록금 1년 면제, 3년간 반값 등록금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기도 했습니다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정상적인 학사 운영은 고사하고 당장 폐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아닙니까?


◀기자▶
학생이 없으니 정상적인 학사 일정 어렵겠죠.

그래서 대학에서는 재학생을 전과시킨다거나 해서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학 정상화를 바라기는 무척 어려운 일로 보입니다.

◀앵커▶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이런 현상이 일시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2023년도 2023년이지만, 내년 2024학년도 입시는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수험생인 고등학교 3학년, 2022년 기준으로 3학년인 학생은 전국에 43만 1,000여 명입니다.

그리고 2023년 3학년이 되는 학생은 40만 3,000여 명입니다.

1년 사이 2만 7,000여 명, 6.3%가 줄어듭니다.

수도권 대학에 가려는 경향이 여전한 걸 감안하면 지방대에서 그만큼 정원을 못 채우게 되는데요.

그래서 지역대는 다음 입시에 따라 사활이 달라질 수 있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요.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그리고 수도권 대학 쏠림이 점점 심화하면서 지역대학들은 당장 문을 닫아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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