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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NEWS대구MBC 사회[들어보니]노동사회 일반지역

[들어보니] 처벌 없는 중대재해처벌법 | 빅벙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치명적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 숫자는 10만 명당 5.3명입니다. OECD 국가 평균이 2.7명이니까 이보다 2배 정도 높습니다. 멕시코, 튀르키예에 이어 3위인데요, 가장 낮은 스웨덴과 비교하면 거의 8배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스웨덴에서 1명이 현장에서 사망할 때 우리는 8명이 숨졌다는 얘기입니다. 사망만인율(사망자 수의 1만 배를 전체 노동자 수로 나눈 값) 역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고 치명적 산업재해도 많은 편입니다.

이렇게 산업 현장에서 사고가 나더라도 회사 측이 지는 책임은 그렇게 무겁지 않았습니다. 2020년의 경우 산재로 숨진 사망자 1명당 개인 사업자가 낸 평균 벌금은 518만 6,570원, 법인 사업자의 경우는 평균 553만 3,330원이었습니다. 일하던 노동자가 죽어도 회사는 겨우 5백만 원 정도를 벌금으로 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가 벌금형을 받았을까요?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613건 가운데 벌금을 포함한 재산형 처벌이 386건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나머지 판결에서도 집행유예나 선고유예가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산업재해 막자" 중대재해처벌법 2022년 시행
이런 배경에서 만들어진 것이 중대재해처벌법입니다. 기존에도 산업안전보건법이 있었지만 현장 사고와 사망자가 줄지 않아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처럼 원청에서 하청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원청 경영자에게도 책임을 물어 중대재해의 악순환 고리를 끊자, 이런 목적으로 본질적으로 처벌에 초점을 맞춘 법입니다.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천용길 뉴스민 기자 "흔히 산업재해와 중대재해를 헷갈리는 분들이 많은데요, 기준이 뭐냐 하면 산업재해가 중대재해보다 더 넓은 범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산업재해 안에 중대재해가 포함된 겁니다. 산업현장에서 1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부상자 2명 이상이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를 필요로 할 때, 그리고 직업성 질병자가 3명 이상 발생할 때 등이 포함됩니다. 경영자와 기업이 안전 의무를 지키지 않았는데 심각한 사상자가 발생하면 중대재해로 분류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도입됐지만···사망자는 늘어
문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도입된 이후 사망자가 오히려 늘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2022년 들어 9월까지 중대재해로 숨진 사람은 510명입니다.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명이 늘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어떨까요? 고용노동부의 2022년 9월 말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중부청이 86건으로 가장 많고 경기지청과 부산지청이 83건으로 두 번째를 차지합니다. 대구청은 50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습니다. 9월 말이 기준이니 부산과 경남은 한 달에 9건, 대구와 경북은 5건이 넘는 산업재해가 발생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법이 시행된 이후에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 사업주는 얼마나 처벌을 받았을까요?

천용길 뉴스민 기자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처벌된 건수는 0건입니다. 사실 사고 발생 후 조사하고 법적 처벌까지는 시간이 걸려서 처벌이 안 된 거로만 문제가 있다고 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눈여겨볼 게 2022년 9월 기준으로 지역별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처리 현황을 보면 사건 건수로 본다면 가장 많은 곳이 부산청으로 28건입니다. 하지만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건 단 5건입니다. 대구청의 경우 15건 중 1건만 송치됐고요. 전국적으로도 송치된 건은 23건으로 전체의 14.7%에 불과합니다. 현재 전국에서 기소된 건은 4건인데, 사실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는 건 기소가 될 만큼 명백하게 지적할 만한 잘못된 사항이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23건의 기소 의견 중 4건만 기소돼 17.3%에 불과하다면 이건 검찰이 소극적이지 않냐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박경순 노무사 "이렇게 기소가 안 되는 이유는 법 자체의 모호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명확성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처벌과 관련해 처벌 수위와 범위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아 해석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가'라는 조항에서 적절한 조치는 무얼 말하는지, 어디까지가 범위인지 명확하지가 않은 거죠. 그러다 보니 근로감독에서부터 경찰과 검찰 모두 소극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법 해석상의 모호성도 문제이긴 하지만 사실 법이라는 건 넓은 범위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너무 조항별로 구체적으로 적시되면 오히려 빠져나가기 쉽고 처벌이 안 될 수 있습니다. 검찰이나 검사 입장에서는 법 조항에 맞춰서 모든 요건이 충족되는 명확성이 필요하니까 아무래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데요. 그래도 사람이 죽는 문제니까 법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유령 노동자'에 '바지 안전이사'까지···편법도 등장
이름은 중대재해처벌법이지만 처벌은 안 이뤄지는 중대재해처벌법. 그러다 보니 예방도 제대로 안 되고 현장에서 숨지는 노동자는 끊이지 않는데요, 처벌을 피하고 법망을 피해 가려는 편법 역시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천용길 뉴스민 기자 "직원을 고용할 때 프리랜서나 일용직처럼 고용해서 산재보험을 가입하지 않거나 해서 5인 미만 사업장, 50인 미만 사업장인 것처럼 꾸미는 경우가 있습니다. 5인 미만도 그렇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2024년 1월 27일까지 법률 적용이 유예가 되다 보니 연 매출이 높은 기업이나 50인 이상 기업도 유예를 받기 위해 50인 미만으로 사업장 쪼개기를 하거나 일하는 노동자를 프리랜서나 일용직으로 고용해 근로계약서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유령 노동자를 만드는 거죠"

박경순 노무사 "어떤 제철소는 원청, 하청 가릴 거 없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 산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요, 원청이 도급비를 추가해 하청에 '바지 안전이사'를 앉히는 안전이사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하청 안전이사는 원청에서 안전관리자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인사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충 현장 둘러보고 시간 때우다가 가는 일이 태반입니다. '바지 안전이사'이지만 결국 원청과 하청 모두 안전관리 전문가를 뒀다는 이유로 중대재해나 산업재해가 발생할 때 책임 면책 카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적용 유예·제외된 사업장이 80.7%
사업장 쪼개기 꼼수가 나온 이유 중 하나는 5인 미만 사업장이 적용 대상에서 빠지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간 유예기간을 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50인 미만 기업이 적용을 받게 되는 2024년 이후 다시 법을 피하기 위해 5인 미만 기업으로 쪼개지는 건 아닐까요?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우리나라는 산업구조 상 50인 미만의 소규모 기업이 많은데요, 2020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현황에 따르면 사업장 규모별로 가장 많은 게 5인에서 49인 미만 사업장으로 전체의 42.4%를 차지해요. 5인 미만 사업장이 두 번째로 높은 38.3%죠. 그러니까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전체 사망사고의 80.7%가 발생한 겁니다. 결국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처벌 적용이 안 되는 곳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얘깁니다"

이런 상황은 2022년 9월 말 기준 자료를 보더라도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2022년 업종 규모별 사망사고 현황을 보면 9월까지 현장에서 510명이 숨졌는데, 그중 308명이 50인 미만 사업장이었습니다.


대구·경북 사업체 99%,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안 돼
중대재해에 취약한 50인 미만의 소규모 기업은 지역으로 갈수록 더 많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 비율이 전국에서 대구가 두 번째, 경북이 세 번째로 높습니다. 2019년 기준 대구의 5인 미만 사업장은 전체의 82.4%, 경북은 82.3%였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즉각 시행 대상인 50인 이상 사업체 수는 각 지역별 전체 산업 사업체 수 대비 1%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대구와 경북지역 사업체의 99%가 적용이 안 된다는 얘깁니다.

천용길 뉴스민 기자 "2021년 고용노동부가 공표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명단에 대구와 경북 80곳이 포함됐어요. 대구가 21곳, 경북이 59곳이었는데 그중 90%가 50인 미만 사업장이었거든요? 중대재해처벌법 미적용, 유예가 실효성이 있는지 생각해볼 대목입니다"

박수정 중대재해없는부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부산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2020년 기준 부산지역의 종사자 50인 미만 사업장은 39만 8천여 개로 전체 사업장의 99%에 달해요. 이 가운데 5인 미만 사업장 비율 역시 87%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발생한 산업재해의 80% 이상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어요. 2019년 부산지역의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수 가운데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경우가 전체의 약 75%였는데, 1년 뒤인 2020년에는 80%, 2021년에는 8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유예를 할 것이 아니라 더 관리·감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2024년이 되면 5인 이상~50인 미만 기업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그때가 되더라도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천용길 뉴스민 기자 "전국 사업체 현황을 보면 5인 미만 사업체가 61%입니다. 2020년을 기준으로 5인 미만이 대구와 부산 모두 63%입니다. 결국 이곳들은 앞으로 영영 법의 사각지대에 남는다는 얘기겠죠"


끊이지 않는 '개발도상국형' 사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산업재해들이 발생하고 있을까요? 2022년 상반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보면 추락이 약 39.4%이고 끼임이 약 17.8%, 물체에 맞음이 10%, 깔림이나 뒤집힘이 8.4% 넘고 부딪힘도 6.3%나 됩니다. 1960년, 70년대에나 보던 추락, 끼임, 부딪힘··· 이런 재래식 사고를 보통 개발도상국형 사고라고 합니다.

박수정 중대재해없는부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11월 초 부산에서 기계에 끼어 중상을 입은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 노동자는 이전에도 작업 중에 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고 같은 공장에선 9개월 전에도 다른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부상을 입었는데 중대재해가 아니어서 조사도 받지 않았다고 해요. 이런 끼임, 추락, 부딪힘 등의 사고는 사고 예방을 위해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입니다.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고 써야 할 장비를 제대로 쓰고 안전 지지대를 똑바로 설치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예방이 중요하죠"

중대재해 나더라도···1/5이 작업 중지 명령도 안 받아
현대중공업과 현대제철, 그리고 최근의 SPC 사고 역시 반복된 사고였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중대재해 3,476건의 5분의 1이 넘는 759개 사업장이 작업 중지 명령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작업 중지 명령을 받더라도 안전 사항을 개선하면 심의위원회 절차를 걸쳐 작업 중지 해제 조치가 내려집니다. 그런데 이 절차를 받아 '작업 중지 해제'를 받은 뒤 중대재해가 또다시 발생한 사업장이 최근 5년 동안 32곳, 건수로는 84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제대로 될 조사와 절차를 거쳤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박경순 노무사 "영세한 사업장에서는 노동자 한 명이 안전관리자 업무를 같이 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업무 과중 등의 부담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나 모니터링 인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결국 예산을 들여 인원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6개월 미만 미숙련자 등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도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일정 부분 나서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와 경북의 경우 산업재해가 발생한 12개 기업 중 8개 기업에서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후 관리·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예방만큼 사고 발생 이후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박수정 중대재해없는부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사후 관리·감독이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는 길입니다. 대부분 사고가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많이 발생하는데요, 건설 현장의 경우 공사비용과 공사 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하다가 많은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단속과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합니다. 지자체와 계약을 맺는 사업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지자체 사업 참가 제한을 한다든지 최저 낙찰제도 폐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감독관 한 명이 관리하는 기업 2천 개
기업 현장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인원은 얼마나 될까요? 2022년 1월 말 기준으로 전국 산업 안전보건 분야 근로감독관 수는 한 명이 약 2,900곳의 사업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수로 친다면 1인당 2만 5천 명이 넘는 노동자를 관리해야 하는 수준인 겁니다. 특히 대구와 부산의 경우 근로감독관 한 명이 많게는 2천 개의 기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과중한 업무로 제대로 된 감시나 관리가 힘들고 현장의 노동자들은 관리·감독이 형식적으로만 이뤄진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지점입니다.

천용길 뉴스민 기자 "산업재해와 중대재해 문제가 고용노동부 담당이다 보니 지자체와는 큰 관련이 없다고 하는데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범주에 지자체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산업과 연결되어 있죠. 그러니까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관리·감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구와 부산 모두 이제 막 시작 단계입니다. 대구의 경우 지난 10월 1일이 되어서야 산업재해 예방 조례가 시행됐는데요, 시범사업 격으로 안전지킴이 3명이 위촉돼서 활동 중입니다. 2023년에는 추가 모집해서 산업현장을 관리·감독할 예정이죠"

박수정 중대재해없는부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부산의 경우는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자 건강증진을 위한 조례가 있는데 2020년에 제정되고 2022년 7월 6일에 개정됐습니다. 일반사업장의 중대재해 예방과 조사 업무는 고용노동부의 업무로 시에서 추진할 수는 없지만 노동안전보건지킴이 활동 확대를 통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또한 형식적 현장 점검과 보고만이 아니라 사고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산업재해 관련 조례가 제정된 곳은 경기도입니다. 경기도의 경우 2022년 지자체 차원에서 중대재해 예방 관리 권한을 확대하는 조례를 전국 최초로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지자체가 할 일을 규정하지 않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한 건데, 이런 적극적 자세가 다른 지자체에도 필요해 보입니다.

산업재해 예방 예산이 주로 쓰이는 곳은?
산업재해 예방 조례를 제정한 이후 대구와 부산의 예산은 어디에 사용되고 있을까요? 대구의 경우 안전보건진단과 예방조치 지원에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안전 장비와 보호구 구입이나 사업장 위험성 평가 등에도 사용됩니다. 산재 예방 정책 홍보에도 쓰이는데, 산재 예방을 위한 안전 수칙 준수 등을 대중교통 등에 부착하는 식입니다. 부산의 경우는 시민 안전 예방 차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항목이 시설관리, 안전 장비 확충 등입니다.

박수정 중대재해없는부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산업재해 관련 예산을 지자체들이 홍보 등에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장에서는 안전 장비 마련이나 실질적 도움이 되는 장비 도입이 더 필요합니다. 중소사업장이 밀집되어 있는 국가산단, 농공산단의 노후 설비 안전 대책을 수립하는 등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공공성을 띤 안전보건 관리체계로 구축되어야 합니다"

박경순 노무사 "지자체의 중대재해 담당자들도 산업재해나 중대재해 전문가로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예산을 위한 예산, 관리를 위한 관리로만 활용하다 보니 실질적 효과가 떨어집니다. 아직 중대재해법 시행이 1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역 기업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자체가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발표했지만···
중앙정부에서도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 11월 30일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위험성 평가 중심의 자기 규율 예방체계 확립, 중소기업 등 중대재해 취약 분야 집중 지원관리, 참여와 협력을 통한 안전의식·문화 확산, 산업안전 거버넌스 재정비 등 4대 전략과 14개 핵심과제를 내세워 2026년까지 OECD 평균 수준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천용길 뉴스민 기자 "이번 로드맵의 핵심은 처벌이 아니라 자기 규율 예방으로 전환한다는 점입니다. 눈여겨 볼만한 거로는 추락, 끼임, 부딪힘, 이렇게 3대 사고 유형의 현장 중심 특별관리, 원하청 안전 상생협력 강화 등의 조치들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영계는 여전히 처벌에만 집중한다는 반응이고요, 노동계는 5인 미만 사업장 등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의견입니다. 특히 자율 안전 체계 강화를 위해서는 법령들이 세세하게 규정되어야 하는데 산업안전보건법의 기술 재정 위원회 등 세부 규칙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죽은 조문으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세부 사항에 대해선 가이드나 매뉴얼 수준에 멈춰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박수정 중대재해없는부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은 노동자 참여 보장 없는 자율안전, 기업 처벌과 감독은 완화하고 노동자 의무와 통제만 강화한 대책입니다. 건설업과 하청 노동자, 중소기업 중대재해 대책은 실종됐고 수년간 핵심 대책으로 추진되었던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추진 방안도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오로지 기업의 처벌을 완화하고 노동자 생명 안전을 내팽개치는 정책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건설·제조업 현장에 스마트 기술과 장비를 중점 지원한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스마트 안전이라는 명목하에 현재도 안전 장비는 지급 안 하면서 CCTV로 노동자를 감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위험한 작업은 사전에 중단하고 안전조치를 취한 뒤에 작업하는 것이 당연하고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가 사업장 사고 예방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산업 현장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12월 10일은 태안화력에서 혼자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청년 노동자의 4주기였습니다. 4년이 지나는 동안 산업 현장은 얼마나 많이 바뀌었을까요? 안전하지 않은 일터, 위험의 외주화는 멈췄을까요?

어쩌면 안전에 대한 비용을 비용 처리로 생각하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요? 돈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사고가 난 뒤의 손실을 생각하면 예방을 위한 안전시설에 들이는 돈은 투자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예산추적 프로젝트 빅벙커> 대구MBC·부산MBC 매주 목요일 밤 9시 방송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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