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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투데이] "금이빨도 받나요?" 1998년 금 모으기 운동

1997년은 한보그룹 부도 소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재벌그룹들이 하나둘 쓰러져갔고, 결국 1997년 11월 21일 한국은 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했습니다. 1달러에 500~700원이던 환율은 2,000원 근처까지 뛰어올랐고 재벌그룹과 금융권은 물론 수많은 중소업체가 도산했습니다. 그러자 1997년 말부터 금 모으기 캠페인이 시작됐고, 무려 227톤 정도의 금이 모였습니다. 장롱 안에 있던 결혼 반지, 돌 반지가 나왔고 운동선수들은 금메달을, 김수환 추기경은 추기경 취임 때 받은 십자가까지 내놨습니다.

이렇게 모은 금은 대부분 수출했고 22억 달러 정도를 벌었는데, 이는 IMF로부터 받은 차관의 10% 정도에 해당했다고 합니다. 달러도 달러였지만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자세가 국제적인 신용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줬고, 결국 IMF가 시행했던 한국 초고금리 정책을 철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국가와 기업의 실책을 국민의 책임으로 떠넘겼다는 비판 역시 받고 있는데요, 이후 초등학교 교과서에 IMF의 원인 첫 번째로 '국민의 과소비'가 실리는 등 정부의 정책 실패와 재벌그룹의 문어발식 확장, 이에 따른 경영 부실과 이를 숨기기 위한 분식회계 등은 당시에 거의 조명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당시 구조 조정 대상이었던 기업들이 금을 사들였다가 내다 팔면서 수출 실적을 부풀리거나 '폭탄 회사'를 이용해 국내에서 금을 사서 외국에 팔면서 막대한 세금을 빼돌리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것이 금 모으기 운동 십 년 뒤쯤에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대구시민들도 장롱 속에 금이 있는지 한번 뒤져보게 만들었던 1998년의 풍경은 어땠을까요?

(영상편집 윤종희)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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