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와 경북을 합치자는 행정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다른 지역에서는 통합 없이 경제 협력만 하는 메가시티를 추진하거나 반대로 지역을 분리하려는 곳도 있습니다.
지역 소멸을 걱정하며 전국에서 추진하는 행정 체계 개편이 뒤죽박죽되면서 핵심을 비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도에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대구·경북을 합하면 서울의 33배, 경기도의 2배로 면적이 넓어져 수도권에 맞설 수 있다며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6월 4일 통합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2023년 11월 정부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을 7개 초광역권으로 개발하겠다는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지역 간 경제협력으로 특화된 지역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으로 당시 통합 언급은 없었습니다.
현재 대구·경북 통합은 수도권과 맞설 수 있게 덩치를 키우겠다는 의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수도권의 경기도는 남북 2개 지역으로 '분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면적이 넓어 인구나 산업이 한쪽으로 쏠리고 다른 지역은 소외 현상이 발생해 행정구역을 나눠 균형발전을 하자는 겁니다.
이와 달리 통합이나 분리는 하지 않은 채 공동경제권을 추진하는 곳도 여러 곳 있습니다.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등입니다.
지역별 자치권을 가지되 경제 분야는 협력해 성장과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제주와 강원, 전북은 특별자치도라는, 또 다른 형태의 행정 체계를 갖추고 있고 창원과 수원, 용인, 고양 등 인구 100만이 넘는 4개 기초지자체는 특례시로 지정돼 있습니다.
모두 특별 행정 체계로 바꾸면서 중앙에 쏠려 있는 권한과 재정을 지역에 가져오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역 따라 행정 체계가 서로 달라지면서 지역에 가장 필요한 논의가 분산되거나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
"중앙정부와 국회가 거기(분권과 지방자치)에 관한 생각이 없다 보니까 이런 방식(행정 체계 개편)으로라도 돌파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입법 분권 특례하고 주민 분권 특례 이 두 가지가 특례의 중심축을 이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소멸이 시작된 지역은 행정 체계를 바꿔서라도 경쟁력 찾기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마다 서로 다른 방식의 진행으로 행정 체계는 뒤죽박죽 혼란스러워지고,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지방자치 강화는 소홀해지며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그래픽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