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례없는 쌀값 폭락 사태에,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45만 톤의 쌀을 시장에서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초과 생산된 쌀을 해마다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통해 쌀값 불안 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자는 입장입니다.
가을 정기국회의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부상한 양곡관리법의 쟁점을 윤소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산지 쌀값이 4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자, 전국에서 논을 갚아 엎는 농민들의 시위가 지난주 내내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지난 주말 긴급 당·정·청 협의를 통해 2022년 신곡과 2021년 구곡을 포함한 쌀 45만 톤을 시장 격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몹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초과 생산되는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하자는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쌀값이 특정 가격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거란 시각이 퍼질 경우, 쌀 공급 과잉을 오히려 부추기는 꼴이 된다는 겁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당정은 시장 격리를 의무하화는 남는 쌀 의무 매입법인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쌀 공급 과잉을 심화시키고, 재정 부담을 가중하고, 미래 농업 발전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반면 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하는 야당은, 여당의 우려가 지나치다고 지적합니다.
고령인 농업인들의 높은 사망률과 농촌인구 유출로 인해 벼 재배 면적이 해마다 줄고 있는 상황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이 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는 근거가 약하다는 겁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쌀농사 재배 면적은 (최근) 20년 사이에 35만 헥타르가량이 감소했습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을 반대하는 건) 농촌 사회가 겪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의 위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하지만, 쌀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데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습니다.
정부는 2023년에 논에서 밀이나 콩 등 쌀 대체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 직불금 예산으로 72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반면 야당은 이 예산을 두 배 더 늘려 1천 5백억 원은 투입해야, 벼 재배 면적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여야 간 입장차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국회 안건조정위원회로 회부됐습니다.
안건조정위에선 최대 90일까지 법안 심사를 하도록 하고 있어서 양곡관리법 개정 여부는 연말이 다 돼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윤소영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