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경북신공항 화물 터미널을 둘러싼 대구시와 의성군의 갈등이 점차 깊어지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신공항 위치를 '군위 우보'로 바꾸는 방안까지 거론하면서 경상북도와 의성군을 압박하고 나섰는데요.
현실성이 있는 발언인지 김서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10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의성군이 계속 신공항 화물터미널 배치를 고수하면, 신공항 위치를 기존 군위 소보·의성 비안에서 군위 우보로 옮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보·비안보다 우보로 유치하는 게 최소 2조 원의 국비가 절약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홍 시장 당선 전인 지난 2019년 대구시 분석에선 우보로 군 공항을 이전할 경우, 소보·비안보다 사업비 2천6백억 원이 오히려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상비와 부지 조성 비용, 주변 지역 지원사업을 모두 포함된 액수입니다.
홍 시장은 안개일수도 우보가 5일, 소보·비안이 58.8일로 열 배 이상 차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2016년 국방부가 발주한 연구용역 자료를 근거로 든 건데, 문제는 정작 군위, 의성 두 지역 모두 관측소가 없어서 우보는 대구 측정자료를, 소보·비안은 안동 측정자료를 인용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실제 안개일수와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황대유 전 티웨이항공 대외협력그룹장▶
"대구경북신공항은 활주로 ILS 자동 이착륙 장비가 CAT2 수준이기 때문에 시정이 300m만 돼도 이착륙이 가능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안개에 영향을 받지 않고도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새 공항 이전 후보지를 다시 정하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입니다.
군공항이전법상 군 공항을 이전하려는 지자체장은 국방부에 이전을 건의하고, 국방부는 예비 이전 후보지를 선정한 뒤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대구시가 국방부에 이전건의서를 제출한 2014년부터, 소보·비안 부지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7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정재 의성군 신공항지원과장▶
"행정적 비용 이런 것들이죠.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새 이전 후보지를 선정한다는 건) 책임 소재라든지 법리적 공방··· 군 공항 이전 사업은 무산되는 거하고 같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신공항 화물터미널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역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국방부와 대구시, 경상북도가 물밑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