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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대한민국⑨ 사회갈등의 해법은 '소통 시스템' 구축

◀앵커▶
대구문화방송 창사 59주년 특별 기획 뉴스 '사분오열 대한민국, 진영 논리를 넘어 미래로' 시간입니다.

마지막 순서로 의미 있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는 관용도의 부족에서 생기는데요.

방송사 최초로 관용도와 관련된 대담을 하고 그 대담을 본 시청자들에게 관용도의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실험의 의미와 앞으로 과제, 심병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대구문화방송은 경북대학교 교수진들의 자문을 얻어 지난 7월 천 명을 대상으로 '이념과 소수자, 세대, 젠더 등에 대한 관용도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각 주제에 대해 집단별로 따뜻한 정도를 0도에서 100도까지 온도로 표시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념과 관련한 집단별 온도는 일베 회원이 14.8도로 가장 낮았고 친일 세력 16도, 친북 세력 20.3도, 태극기 부대 26.2도, 사회주의자 27도, 반미주의자 28.7도 순입니다.

세대와 관련한 집단별 온도는 586세대 49.6도로 가장 낮았고 베이비부머 52.9도, 노령층 53.4도, MZ세대 54.3도 순입니다.

젠더와 관련한 집단별 온도는 남성우월주의자가 22.2도로 가장 낮았고, 가부장주의자 25.6도, 페미니스트 29.8도, 비혼주의자 49.8도 순입니다. 

소수자와 관련한 집단별 온도는 동성애자가 34.9도로 가장 낮았고 조선족 37.8도, 외국인 노동자 51.6도, 탈북자 52.6도, 결혼 이주민 54.6도, 장애인 62.8도 순입니다.

◀김상호 경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내가 언제 너희한테 뭐라고 했어. 그냥 너희끼리 살란 말이야, 이건 굉장히 충격적인 거죠. 다시 말하면 내 삶으로 끼어드는 것은 참을 수 없어요."

조사 결과에서 나오는 관용도 부족은 관련 주제에 대한 정보 부족과 오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구문화방송은 경북대 교수진들의 도움을 얻어 동성애자와 조선족 문제를 비롯해 앞에서 언급한 4가지 주제와 관련한 특별 방송대담을 마련했습니다.

1차 여론 조사에서 응답한 천 명 가운데 200명을 뽑아 특별 방송대담을 보게 한 뒤 다시 같은 질문을 해봤습니다.

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방송대담을 시청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질문을 해 4개 이상을 맞춘 응답자 151명을 분석했습니다.

세대와 관련한 집단별 온도는 특별 방송대담을 시청한 이후에 베이비부머 4.9도, 노령층 3.7도, MZ세대 2.5도, 586세대 0.4도가 올랐습니다.

젠더와 관련한 집단별 온도의 변화는 남성우월주의자 -1.7도, 페미니스트 -0.4도, 가부장주의자 0.5도, 비혼주의자 3.4도입니다.

소수자와 관련한 집단별 온도 변화는 결혼 이주민 5도, 탈북자 2.2도, 외국인 노동자 2도, 장애인 1.3도, 동성애자 1.1도, 조선족 -2.5도입니다.

특히 방송대담에서 많이 거론된 결혼 이주민과 세대와 관련된 집단의 온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이 주목됩니다.

◀이강형 경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우리가 이번에 실험을 위해 제작된 대담에서 다룬 주제가 소수자 집단이나 세대 집단이었고 이 분야 집단에 대한 느끼는 온도가 대담 시청 후에 상승했다는 점은 향후 우리 사회가 앞으로 타인에 대한 이해와 수용도를 높이는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응답자가 한 번의 방송대담을 지켜보고도 원래 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사회적 갈등이 강하지 않은 집단에 대해서는 관용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온도가 40도 이하로 사회적 갈등이 상대적으로 강한 집단은 방송대담의 효과가 별로 없었습니다.

◀이강형 경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타 집단에 대한 냉담함이 고착화되어 버리면 우리 사회는 상당히 암울해집니다. 서로 다른 이념 집단이나 젠더 집단에 대한 시선이 더 차가워지기 전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봅니다."

결국 관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통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결정할 때 의견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깊이 생각하고 논의하는 제도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 등에서 이긴 쪽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게 당연한 사회가 되면서 온 나라가 승자가 되기 위해 그 갈등은 더 격화될 것입니다.

◀홍덕률 전 대구대학교 총장 사회학자▶
"제일 중요한 거는 논의 과정에 참여하는 거죠.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이고, 그건 뭐 생각이 다른 거는 너무나 당연한 건데···"

"이번 실험적인 여론조사를 통해 우리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용도를 높임으로써 사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서로를 가르는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진영 논리라는 거친 파도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인 사명이자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숙제입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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