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된다니 엉덩이가 또 들썩?
12·3 내란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탄핵되면 60일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대선판에 기웃거리는 분들이 하나둘 거론되는데요.
대선에 대놓고 관심을 보이는 1인, 바로 홍준표 대구시장입니다.
SNS에서 연일 출마를 시사하는 글을 올렸는데, 12월 26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12월 26일) "대선 로드맵은 조기 대선 할 경우에, 또 정상적인 대선을 할 경우에, 또 임기 단축 (개헌 후) 대선 할 경우에 전부 상정을 해서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시장이 되고 이제 2년 반 지나는데요.
대선판이 열린다고 하니 엉덩이가 들썩이나 봅니다.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갑니까?" 이러면서 말이죠.
대구시장 4년 임기에 매진하겠다고 했는데···
홍 시장의 중도 사퇴는 사실 한두 번이 아닙니다.
지금 대구시장이 될 때 선거가 2022년 치러졌는데 선거 직전 홍 시장은 대구 수성을 지역구 국회의원이었습니다.
당시 4년 임기 중 2년 만에 사퇴하고 대구시장에 나선 건데요.
국회의원 중도 사퇴를 하며 국회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중앙정치는 윤석열 당선인과 국회에 맡기고 본인은 지역 행정에 전념하겠다며 대구시장 4년 임기에 매진 하겠다"
이제 겨우 임기 2년 반이 지났는데 대구시장 자리 역시 중도 사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사퇴, 사퇴, 사퇴, 또 사퇴···'프로 사퇴러'?
홍 시장의 임기 중 사퇴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99년 15대 국회의원 때는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판결 직전 자진 사퇴했었고요.
2017년에는 경남도지사 시절이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에 나가면서 도지사직을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대구시장에 출마하며 국회의원 사퇴까지 중도 사퇴만 3번, 이번에 또 사퇴하면 4번째가 됩니다.
이쯤 되면 어디 견주기 힘든 '프로 사퇴러'라 할만하지 않습니까?
"노골적인 권력 야욕으로 시민 우롱"
12월 3일 비상계엄, 국회의 긴급한 비상계엄 해제안 의결 등 일련의 과정을 두고 홍 시장은 해프닝이라고 했습니다.
이후에도 그 사태를 비호하는 언행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대선 욕심은 스스럼없이 내비치고 있고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등 대구의 4개 야당은 권력 욕심만으로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홍 시장을 겨냥했습니다.
대구경북신공항과 행정 통합, 취수원 이전 등 현안은 내팽개친 채 노골적인 권력 야욕을 드러내는 것으로 대구는 권력 놀음의 도구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표로 지지한 지역 유권자와의 약속·신뢰 어긴 것
선출직의 중도 사퇴에는 적잖은 문제가 있습니다.
당장 뒤따르는 게 보궐선거입니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최소 100억 원 이상의 선거비용이 듭니다.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자신을 선택한 유권자와의 약속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선거 때 후보들은 온갖 공약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당선되면 그 공약을 어떻게든 지키려 하고요.
그게 유권자와의 약속이고 신뢰인데, 그걸 버린다는 겁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그 지역에 대한 애환을 풀려고 하는, 애환을 대변해서 해소하고자 하는 게 정치인의 덕목인데, 이분은 어떤 유권자를 대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인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을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스스로 유목민 '노마드' 인생이고 또 이삿짐 싸야 한다며 대권 욕심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곳에 정착해 사는 지역민과 선거 때 한 약속과 신뢰를 어떻게 되는 겁니까?
장돌뱅이야 '시장' 따라갑니다만, 시장이나 국회의원처럼 임기 정해진 선출직이 저 떡이 더 커 보인다고 장돌뱅이처럼 나서야 할 일인지요.
설마, 이 '시장'이 그 '시장'이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