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행을 선언한 가운데 정무직과 산하기관장 등 임기를 시장과 일치하게 한 조례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시장이 중도 사퇴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예외로 하자는 건데요.
해당 조례는 홍 시장이 취임하면서 생긴 조례인데 당시 소위 알박기 인사 폐해를 없애기 위해 만든다고 대구시는 밝혀왔습니다.
이번에 조례가 개정되고 홍 시장이 대선출마로 사퇴하면 홍 시장이 임명한 사람들은 남는 건데, 이때는 알박기가 아니라는 것일까요.
보도에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한 직후인 2022년 7월 대구에는 전국에서 유일한 특별조례가 하나 생겼습니다.
시장이 임명하는 정무직 공무원과 출자 출연 기관의 장과 임원은 새로운 시장 임기가 시작되기 전 임기를 종료한다는 겁니다.
당시 대구시는 전임 시장이 임명하는 소위 '알 박기' 인사 폐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홍준표 시장 역시 SNS를 통해 정무직 존립 근거인 임명권자가 바뀌었는데 임기를 핑계 삼아 죽치고 앉아 있는다면 도리도 모르는 후안무치이며, 중앙이나 지방이나 똑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 능력이 출중해 그 자리에 간 것이 아니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가시화된 조기 대선에 홍 시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커지자, 이 조례를 고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12월 23일 홍 시장은 산하기관장 회의에서 중도에 사퇴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시의회에 협의하고 있다며 기관장들은 동요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대선을 노리며 시장 자리를 내놓을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제 식구 챙기기'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습니다.
비회기 중인 대구시의회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대구시의회 관계자▶
"아직까지 우리 의회에 이야기한 건 없고, 또 자기 식구들 살리려고 그렇게 하면 뭐···. 아직 들은 바는 없어요."
정무직 임기 관련 특별 조례는 홍 시장이 후보 시절부터 공약하고 취임 즉시 제정했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임기 중도에 시장직을 떠날 가능성이 커지자, 조례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 개정하겠다는 겁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홍 시장이 대시민 약속을 조례로 제정한 만큼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고 보는데 만약 (정무직 등이) 계속 그 자리에 있으면 그야말로 조례 제정 취지에 역행하는 알 박기 인사이고 내로남불의 극치로 이것조차 못 지키면 이제 대선에 나갈 자격조차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대구시의 정무직과 산하기관의 장과 임원 임기를 제한하는 조례는 '후안무치'한 '알 박기 인사' 폐해를 해소하자며 홍 시장 취임과 함께 도입했습니다.
제정 후 2년여간 적용 한번 못한 가운데 조기 대선에 홍 시장 출마 가능성이 커지자, 중도 사퇴는 제외하자는 들어갈 때와 나갈 때가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그래픽 한민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