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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파견법 위반 유죄→무죄···해고 노동자 "두 번 죽이는 판결"

◀앵커▶
지금은 AGC화인테크노로 이름이 바뀐 구미에 있는 아사히글라스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문자 한 통'으로 해고당했고 이후 불법 파견과 부당노동행위를 주장하며 사측을 상대로 오랜 기간 법정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사측이 파견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국내 제조업에서 처음으로 파견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2심에서 판단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김은혜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유죄가 무죄가 된 거죠?


◀기자▶
구미에 있는 제조업체 아사히글라스와 협력업체가 받았던 '파견법 위반' 혐의에 대한 판단이 1년 반 만에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대구지법 형사4부 이영화 부장판사는 아사히글라스와 협력업체 등의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유죄로 본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단을 좀 비교를 해 보면요.

1심을 맡았던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아사히 글라스 공정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일했다고 봤지만 2심 재판부는 도급받은 업무와 수행 방식을 보면 일부 공정은 협력업체 노동자로만 이뤄지기도 했다며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아사히글라스 사업에 편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또, 1심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아사히글라스의 구속력 있는 업무 지시와 감독을 받았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아사히글라스는 도급인으로서의 지시나 검수권을 행사했고,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에 대한 지휘·명령은 협력업체 관리자가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1심에서는 제조업에서 파견법 위반으로 징역형이 선고된 첫 사례였잖아요?

◀기자▶
1심을 맡았던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제조업의 생산 공정에 불법 파견한 것은 중대 행위"라며 전 아사히글라스 대표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협력업체 대표에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각 법인에도 벌금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전 아사히글라스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법리 오인과 양형 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고, 법원 판단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앵커▶
아사히글라스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2015년 이후 해결이 하나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재판도 상당히 많잖아요?

◀기자▶
이번 파견법 위반은 2015년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한 뒤 고용노동부에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고 이후 검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를 했습니다.

고소에서 기소까지도 4년이 넘게 걸렸었습니다.

해고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근로자 지위 확인 민사소송, 부당해고 기간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소송도 있는데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은 사측 상고로 대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요. 

1심에서는 법원이 해고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고 그때마다 '불법 파견'을 인정했는데요.

이번 판결은 대조적입니다.

차헌호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차헌호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
"(1심에서) 현장검증을 3번이나 했고 수많은 현장의 증인으로 공판을 해서 유죄 판결을 내렸는데, 증거 다툼을 충분히 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죄가 무죄가 될 수 있는지··· 장시간 억울한 해고 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다음 주 초까지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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