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미의 일본 투자기업 아사히글라스가 2015년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 178명을 문자 한 통으로 해고한 뒤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한 법정 투쟁 소식, 여러 차례 보도해드렸는데요.
법원이 오늘 구미 아사히글라스의 불법 파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일본인 전 대표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국내 제조업에서 파견법 위반으로 징역형이 선고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손은민▶기자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파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사히글라스 전 대표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아사히글라스가 형식적으로는 하청업체와 도급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는 불법 파견을 했다고 본 것입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하청업체 전 대표에게도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사내 하청이 많은 국내 제조업계에서 불법 파견 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사히글라스 법인과 하청업체 법인에는 벌금 천 5백만 원과 3백만 원을 각각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원청인 아사히글라스의 생산 공정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일했고 원청 직원과 같은 업무를 하기도 했으며 원청으로부터 구속력 있는 업무 지시와 감독을 받으며 일했다며 파견 노동자로 봐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청업체가 업무에 필요한 자체 설비나 고유한 기술을 보유하지도 않았고 채용이나 업무 분담도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청업체를 독립된 기업으로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해고 노동자들은 범죄에 비해 형량이 낮다며 아쉬워하면서도 법원의 판결을 반겼습니다.
◀인터뷰▶차헌호/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
"우리가 그때 싸우지 않았으면 지금 이런 결과는 없습니다. 우리 동지들 너무 고생하셨고, 너무 고맙습니다."
불법 파견이 확인되면 원청은 하청업체 직원을 즉시 직접 고용해야 합니다. 아사히글라스 측은 항소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김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