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통증 없이 치료를 완료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마취'입니다. 성공적인 수술과 수술 이후, 환자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마취의 역할을 아주 중요한데요. 마취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발전했다고 합니다. 익숙한 듯,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마취에 대해 대구 가톨릭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김동혁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윤윤선 MC]
이런 부작용 그리고 공포스러움 때문에 정말 더욱더 필사적으로 이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마취에 대해서 연구를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마취의 역사에 대해서도 짚어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김동혁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네, 우스갯소리로 시작을 하겠습니다. 사실 1호 마취과 의사는 기독교의 하나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당시 창세기 2장 21절에 보면 "아담을 깊게 잠들게 하고 늑골을 취하시고 살을 채워 넣었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신이었기 때문에 늑골을 그냥 가져가실 수도 있었겠지만 깊이 잠들게 했다, 통증을 줄여줬다는 얘기겠죠.
주로 역사적, 문화적으로 보면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는 주로 양귀비, 모르핀을 이용한 마취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고요. 동양 쪽으로 오면 인도와 황하 문명, 동양 쪽으로 오면 대마를 이용해서 마취를 했다는 기록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거 외에도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코카잎을 이용해 마취를 했다는 기록들이 있는데요. 현대 인류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선사시대의 생활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피그미족들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 피그미족이 수렵 채집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농경 생활은 일치하지 않는데 딱 한 가지 작물을 키우고 있어요. 이 작물이 대마입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도 마약 혹은 통증을 조절하는 약들은 굉장히 중요한 작물로 여겨졌고 이 이후에 사람이 먹는 먹거리들을 키우면서 농경 생활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세계 최초의 마취는 서양에서 1844년에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앞서서 일본에서 마비산(麻沸散)이라고 하는 약재를 개발해서 마취에 성공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화타라는 유명한 의사가 있죠. 기원전 200년 경 인물인데, 관우가 독화살에 맞고 수술을 할 때 바둑을 두고 있으면 옆에서 이 생살을 째서 독화살을 뺐다는 기록이 있죠. 그때 그 의사가 화타입니다. 이 화타는 마비산이라고 하는 마취제를 썼다는 걸로 알려져 있고요. 이 마취제를 일본에 있는 하나오카라는 의사가 그대로 재연을 합니다. 재연을 해서 본인의 엄마에게 그리고 본인의 와이프에게 실험을 합니다. 안타깝게도 와이프로 기억을 하는데요. 부인은 부작용으로 눈이 멀게 되어요. 하지만 그 희생 덕분인지 이 유방암 수술을 세계 최초로 마취하에 성공을 하게 되죠. 하지만 그 이후로 이 마취 비법이 전수되지 않아서 역사적으로 사라지게 되고 서양에서 발명된, 1844년에 발명된 마취제가 마취제의 역사로 처음 기록되게 됩니다.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처음 현대적인 마취제는 1840년대에 개발되었는데요. 이 마취제는 처음에는 파티에 유흥거리로 사용이 되었었습니다. 마치 그 알딸딸한 느낌, 잠오는 느낌을 유흥거리로 이용을 했던 거죠. 크로포드 롱이라는 사람이 이 마취제 효과, 그 당시에는 그냥 웃음 가스라고 알려져 있었는데요. 이 웃음 가스를 마시고 사람들이 즐겁게 놀다가 다리를 부딪쳤지만 크게 아파하지 않는 것을 보고 '아, 이거 수술에 이용할 수 있겠다.'라는 아이디어를 얻은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 수술에 이용을 해서, 수술에 이 마취 가스를 이용하게 되고 수술을 고통 없이 시행하게 된 첫 번째 사례가 되죠.
(구성 이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