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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지하 빈 공간, 204개가 끝이 아니다···대구 땅 꺼짐 위험 도처에


◀앵커▶
대구 도심에 땅꺼짐 위험이 있는 '지하 공동'이 200개 넘게 확인됐지만 보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 며칠 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조사의 사각지대도 많습니다. 

5월 10일 북구의 한 공중화장실 앞에서 발생한 싱크홀이 바로 그 경우인데요.

사람들이 오가는 인도와 대로변 땅 밑에도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예산이 없어서, 땅 주인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방치돼 있다는 지적입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 깊이 4m의 싱크홀이 대구 도심에서 발생했다고요?

◀기자▶
도시철도역 3호선 팔달역 인근 공중화장실 앞에 가로 3m, 세로 2m 구멍이 뻥 뚫렸습니다.

인도를 집어삼키고 땅이 꺼진 깊이만 4.2m, 성인 두 명 키를 훌쩍 넘습니다.

30년이 넘은 하수도관이 부서지면서 계속 샌 물이 콘크리트를 부식시켰는데, 이렇게 지하에 생긴 빈 공간으로 지반이 내려앉은 겁니다.

지난번 보도해 드린 건, 대구교통공사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지하철 1, 2호선 라인과 상수도관이 매설된 곳 일대에서 지하 공동을 조사한 결과였는데요.

지하안전법에 따르면 하수도관 주변 땅도 5년에 한 번 지표투과레이더, GPR 탐사로 지하 공동을 조사해야 합니다.

땅속에 지반 침하 위험 요인을 미리 확인하도록 한 겁니다. 

하지만 조사는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이번에 싱크홀이 발생한 곳도 조사가 안 된 구간입니다.


◀앵커▶
역시 예산이 없어서 늦어지는 건가요?

◀기자▶
하수도관 관리는 각 구·군이 하고 있는데요.

현재 2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를 정밀 조사하면서, GPR 탐사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에서 예산을 받아 해야 하는데 여의찮고 조사할 구간도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조사가 안 된 곳들이 많습니다.

◀앵커▶
지하 안전관리 사각지대, 또 있다고요?

◀기자▶
건축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땅 밑인데요. 

저희가 제보를 받고 대구 동구 검사동의 한 도로변에 가봤는데, 4층 건물 하나가 연결부 중앙을 기준으로 뚝 갈라졌습니다.

손이 들어갈 만큼 틈이 벌어졌습니다.

한쪽 땅이 꺼지면서 건물 한쪽이 옆으로 앞으로 기울어진 겁니다.

주민들은 건물 앞을 지날 때마다 불안하고 건물주도 막막하긴 마찬가집니다.

주민 이영애 씨, 지반침하 피해 건물주 강창완 씨 이야기 이어서 들어보시죠.

◀이영애 대구 동구 주민▶
"불안하죠. 그리고 차(도시철도 열차)가 지나가잖아요? '구루루룽' 하고 흔들려요, 지반이 약하기 때문에. 안전불감증이잖아요. 이게 넘어져야 무슨 말이 생긴다니까 지금 뭐 하루하루가 다르게 넘어가고 있잖아요."

◀강창완 지반침하 피해 건물주▶
"처음에는 지하철이니 구청이니 서로 탓하다가 지금은 '모르겠다'예요. 그러니까 우리보고 고쳐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이건 잘못된 거 아니에요? 하수구를 중심으로 해서 집이 기울어지는데…"

바로 인근 가게는 한쪽으로 땅이 꺼져 나무 바닥이 다 부서져 있었는데, 식탁을 놔둘 수 없을 만큼 기울어졌습니다.

이런 피해 건물들이 있는 곳은 도시철도 1호선이 지나는 도로변입니다.

바로 앞으로 하수도관도 매설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하안전관리법에선 이렇게 건축물 들어선 구역은 지하 시설물 관리자가 GPR 탐사 같은 지하 공동 조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놨습니다.

이렇게 지반 침하 위험에 방치된 곳이 얼마나 더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지하 안전을 더 촘촘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사고를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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