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밑에는 생각보다 빈 공간이 많습니다. 상하수도관이 파손해 누수가 생겨 빈 공간이 생길 수도 있고 터파기 공사로 지하수 흐름이 변해서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생긴 공간이 갑자기 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싱크홀, 지반함몰, 땅 꺼짐 등 여러 개의 이름으로 표현되는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예고 없이 갑자기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구교통공사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022년 5월부터 8개월 동안 도시철도 1, 2호선이 지나는 도로와 직경 500mm 이상 상수도관이 매설된 곳 일대를 조사했는데요, 대구에서 땅 꺼짐 위험이 있는 빈 공간 204개가 확인됐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빈 공간의 71%가 즉시 복구가 필요한 '긴급' 등급으로 나타났는데요, 2023년 1월 중순 대구시와 8개 구·군에 통보됐지만 지금까지 보수 공사가 이뤄진 곳은 남구 일부 구간뿐입니다. 왜 그런가 알아봤더니 현재 대구의 각 구·군 건설과에서 사실상 복구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누가 복구해야 하는가를 두고 기관들과 협의하다 막히기도 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5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의 절반 이상이 여름철에 발생했는데요, 또다시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땅속 빈 공간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어렵게 찾아낸 만큼, 대구에도 서울이나 부산처럼 전문성을 가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