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말을 들을 때 그 말이 일리가 있다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사전에서 일리(一理)는 어떤 면에서 그런대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치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해 못 할 수도 있지만, 그 주장에 한 움큼의 타당성이라도 있을 때 우리는 일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 한 움큼의 타당성과 이치가 없을 때 우리는 무리(無理)라고 말합니다.
소신과 고집은 참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한 사람의 굳은 의지와 실행이 소신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숙고한 뒤 내린 결정이어야 하며, 거기에는 반드시 일리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무리한 고집이 됩니다.
민주주의는 어쩌면 각자 생각하는 나름의 타당성과 이치 사이의 경쟁, 즉 일리 있는 말들 간의 전쟁일 것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적은 전적으로 타당하지는 않아도 일리는 있는 주장들의 싸움이 아니라 권위와 권력으로 타당성을 만들어 내는 까닭에 무리를 진리로 바뀌게 만드는 주장들입니다.
새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민주주의의 적을 반지성주의로 지목하길래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