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정부의 강제노역 해법과 관련해 "한국의 대통령이 일본의 수상이 할 입장을 겸했다. 쌍방 대리 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추 전 장관은 3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ㆍ일은 결자해지의 원칙으로 돌아가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단재 신채호는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라고 했다. 역사는 민족의 희망이고 민족의 미래라 했다. 민족의 역사를 올바르게 아는 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힘이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서 첫 번째 치명적인 결함은 아(我)와 비아(非我)의 구분을 없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민족의 입장에서 아(我)에 대한 기본 인식과 이해가 없기에 굴복 선언일 뿐"이라며 "‘욕먹을 각오를 한 대결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외교 기초조차 못 갖춘 매우 함량 미달의 해프닝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대중 오부치 선언'을 계승한다고 했다. 그런데 '김대중 오부치 선언'은 한·일이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윤석열 해법'은 '과거 직시'를 빼고, 과거를 묻고 가겠다는 것이다. 강제징용 당한 피해자도, 불법성을 거듭 확정한 대법원의 판결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대위변제가 불가능하다는 민법도 다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추 전 장관은 "오직 일본의 입장과 체면을 우선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에 일본은 아예 대놓고 국내외에서 강제징용도 없었고 종군위안부도 없었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을 왜곡하는 일본에 대해 찍소리 한번 못하고 피해자와 민족의 의사에 반하는 대위변제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김대중 정신도 아니고 '김대중 오부치 선언'의 계승도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올해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조선혁명선언' 100주년의 해다. 뤼순감옥에서 민족의 역사서를 집필하다가 해방을 보지 못하고 순국한 신채호 선생은 오직 올바른 역사만이 민족의 희망이요, 힘이라고 했다. 온 민족이 생명과 삶의 조건을 모조리 유린당한 암담한 시기에도 왜곡되지 않는 역사를 통해 민족정기를 세워 미래를 기약하려고 일생을 바쳤다"며 "그 100년 후 선진국 반열에 든 독립된 내 나라에서 민족이 겪은 고초와 수난을 일국의 대통령이 비루한 자세로 박해자의 편에 서서 외면한다면 하늘에서도 통곡하실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결자해지가 원칙이다. 강제 동원도, 위안부도 불법을 저지른 쪽이 매듭을 풀어야 하는 것"이라며 "고르디안의 매듭을 풀 해법은 불법을 한 쪽의 반성과 사과다. 돈이 아니다. 그러므로 '돈만 보고 누구 돈이면 어떠냐'는 식으로 들고나온 '윤석열 해법'은 매듭을 더욱 꼬이게 할 뿐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