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2년 한 해 포스코는 갑작스러운 지주사 전환으로 지역사회와 첨예한 갈등을 빚어 왔습니다.
포항시민의 희생으로 성장한 포스코가 이제 와서 이 정체성을 벗어 던지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아직도 이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내 성폭력 사건으로 폐쇄적인 조직 문화까지 드러나면서 포스코의 진정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2년 1월, 포스코는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 설립 의지를 밝혔습니다.
지역사회와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강덕 포항시장(1월)▶
"지금까지도 (포스코의) 그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습니다. 당연히 포항에서 포스코가 지역 공헌 사업 차원에서도 포항을 살리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겁니다. 그것이 도리입니다."
◀한대정 전 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 수석부지회장 (1월)▶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경우도 별도 법인이니까 우리는 책임 못 지겠다고 하면, 지주사는 빠져나가고 포항에 있는 신설 법인이 책임지는···"
지역 정치권과 대선 후보들까지 한목소리로 반대에 나섰지만, 포스코는 두 달 뒤인 지난 3월 포스코홀딩스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3월, 포스코홀딩스 출범식)▶
"철강 성공 신화를 넘어 명실상부한 100년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첫 출발이 될 것입니다."
이후 포스코홀딩스의 본사를 포항에 두는 것과 관련한 갈등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포스코 측이 지주사 출범 당시 본사를 포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포항시·포항시민과 합의했지만 몇 달째 별다른 진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포항지역 시민단체는 최근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이전에 대한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비판 성명을 냈고, 포항시의회도 최근 합의 진행이 지지부진하다며 합의서 내용을 이행할 것을 다시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김일만 포항시의회 포스코 지주사 특위 위원장▶
"시민들이 포스코의 건설 그리고 지금 조업까지 함께 해왔는데 (이제 와서) 지방에 못 한다는 건 이유가 좀 맞지 않다고 보고 지방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포스코의 폐쇄적이고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포항제철소에서 수년 동안 묻혀온 직장 내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겁니다.
파장이 커지자 포스코는 뒤늦게 사과문과 쇄신안을 발표했고,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관련 법 위반 사실과 조직문화의 문제점이 확인됐습니다.
2022년 한 해 지역사회와의 갈등과 비윤리적인 사내 문화로 얼룩진 포스코. 진정한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