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가 대구경북신공항을 건립하면서 처음에는 민간 자본 투자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추진했지만 건설 경기가 얼어붙자 공적자금을 조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방채를 발행하더라도 대구시 채무에서 신공항 공적자금은 빼 주는 이른바 채무 계상면제를 정부로부터 약속받았다고 10월 밝혔는데요.
11월 13일 국회 예산 심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권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시는 최대 20조 원이 들 걸로 보이는 대구경북신공항 건립에 공적자금 투입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만약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40%를 넘으면 다소 문제가 생깁니다.
'재정 위기 단체'로 지정돼 행정안전부에 재정 건전화 계획을 내고 꾸준히 평가를 받아야 해 공항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채무가 많아져도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10월 간부회의에서 대구시 채무를 계산할 때는 신공항 공적자금은 채무 항목에서 빠지도록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채무 계상면제'를 약속받았다"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11월 13일 국회 예산 심사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홍 시장과의 대화에서 채무 계상면제를 약속한 적은 없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도 공적자금 투입에 난색을 드러냈습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은 대구 군 공항 이전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며, 대구시가 군 공항을 지어서 국방부에 기부하고 기존 군 공항을 인수해 개발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합니다.
기재부는 기부 대 양여 방식에서는 공적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차관▶
"공자기금(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지방채를 인수하거나 사업 자금을 융자하는 스킴(계획)은 기부 대 양여방식에서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채무 계상면제 약속을 받았다던 홍 시장 발언은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시는 신공항 건설 추진 과정을 솔직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대구시 행정의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도 '채무 계상면제 약속' 발언에 대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