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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역에 이름도 추모비도 없이···대구 지하철 참사 20년

◀황명애 씨(고 한상임 씨 어머니)▶
"과거가 제대로 고쳐지지 않으면 미래는 늘 똑같은 사고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좀 더 힘이 있었더라면 잘 만들어서 여러분이 이렇게 큰 피해를 보게끔 안 했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앵커▶
'시민과 함께 추모하겠다'며 서울광장 분향소 철거를 몸으로 막고 있는  이태원참사 유족들을 보며 대구지하철참사 유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 20주기를 맞아 마련한 기획 보도 두 번째 순서.

2월 17일은 지워진 추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로 딸을 잃고 거리에서 울부짖던 어머니는,

◀현장음▶
"내 자식의 행방을 찾아다오! 찾아다오!" 

20년이 흐른 지금도 거리에 서 있습니다.

그날의 희생을 제대로 추모할 비조차 아직 세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해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황명애 씨가 황망하게 앞세운 열아홉 살 딸은 팔공산 자락 시민안전테마파크에 잠들어 있습니다.

번번이 반대에 부딪혀 추모 공간 만들 곳을 찾지 못해 전전하다 대구시의 이면 합의로 참사 7년 만에 세워진 곳입니다.

◀황명애 씨(고 한상임 씨 어머니)▶
"(딸의 유골을) 굳이 거기다가 그렇게 내놓은 건 저희로서는 희생이거든요. 정말로 이 나라가 내 아이처럼 희생양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그 간절한 바람으로 만든 거지…"

참사로 숨진 32명의 유골이 묻혔습니다. 

하지만 희생자 묘역이 이곳에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구시의 말 바꾸기로 유족들이 암매장 소송전까지 치르고 192명의 희생자 이름이 새겨진 조형물 하나가 세워졌을 뿐입니다.

◀황명애 씨(고 한상임 씨 어머니)▶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보겠다고, 그런 일념 하나로 자식을 거기다가 갖다 묻어놨는데 아직까지 이름 한 자 못 찾아주고 있잖아요. 문득문득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부끄럽다, 미안하다'…"

추모의 공간이 기억될 이름조차 갖지 못한 채 지워지는 동안 참사의 책임을 묻는 일도 흐려졌습니다.

업무상 중과실치사 혐의로 넘겨진 당시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은 벌금 300만 원.

무죄를 받은 조해녕 당시 대구시장은 현재 대구시정특별고문이 됐습니다.

◀황명애 씨(고 한상임 씨 어머니)▶
"(판결문에) 대형 인명피해를 낸 게 승무원 때문이 아니고 그 제도와 불쏘시개 전동차 때문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처벌 받을 자가 처벌받아야 법과 제도도 잘 만들어지고 시스템도 제대로 만들어져서 이런 대형참사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제대로 된 추모를 할 수 있게 해달라!"

유족들의 호소는 20년 전에도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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