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육부가 2024년 대학의 학부 등록금을 법적으로 5.64%까지 올릴 수 있도록 공고했습니다.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 제도가 도입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대학 등록금이 15년 동안 동결되면서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역 대학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박재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교육부가 공고한 2024년 대학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은 5.64%.
2022년 4.05%보다 올랐고,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1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등록금 인상 폭이 커진 겁니다.
학생 모집난과 재정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은 등록금을 올릴 명분이 생겼습니다.
◀지역 대학 관계자▶
"사실 재정적인 압박이 좀 심하긴 하죠. 학생 수도 준 데다 수입 자체가 줄었는데 운영비는 계속 유지되고 있으니까요"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24년에도 가계 학비 부담 덜어주기 위해 등록금을 올리지 말라고 대학들에 요청했습니다.
그 대신 국가장학금 Ⅱ유형 예산을 500억 원 증액해 학비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한 대학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장학금 배분 방식도 개선합니다.
등록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립대 재학생의 학비 부담을 낮추기로 한 겁니다.
대학들은 정부의 이런 조치를 요청이 아닌 사실상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역 대학 관계자▶
"사실상 정부에서 틀어막고 있기 때문에 국가장학금하고 이렇게 연계해서 (등록금) 인상률이 높으면 불이익이 있거든요."
학생들의 반발, 사회적 분위기 등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보니 등록금 동결에 무게를 두는 지역 대학들이 많습니다.
◀지역 대학 관계자▶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아직 등록금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가닥을 못 잡은 것 같아요. 지금으로는 동결로 생각하고 있는데···"
등록금 동결과 인상을 두고 저울질하며 눈치 싸움도 벌이고 있습니다.
◀지역 대학 관계자▶
"전국적으로 사회적인 컨센서스가 있어서 이제 대학도 어렵고 물가도 너무 많이 올라갔으니까 올려야 안 되나 이런 게 있으면 모르겠지만···"
전국에서 2023년 등록금을 인상한 일반대는 17곳으로 절반에 가까운 8개교가 교대였습니다.
등록금 동결을 유도해 온 국가장학금 규제만으로는 대학들의 인상 시도를 막는 데 한계가 왔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일부 사립대가 등록금을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등록금 인상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각 대학은 2024년 초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열어 정할 방침입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