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허위 강사, 카드깡, 유령직원, 허위서류…
대구문화방송이 3년전 국가보조금이나 민간 단체 지원금을 받는 한 시민단체에서 있었던 회계와 운영 비리 의혹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후 시민단체 대표는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1심 재판에서 혐의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이주 여성들의 국내 적응 등을 돕기 위한 시민단체인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입니다.
이 센터에서는 지난 2020년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자원봉사자가 한 한국어 강의를 강사가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국가보조금 1억 7천만 원을 받고, 2018년과 2019년에는 가정·성폭력 상담소 소장과 상담직원도 허위로 강의자 명단에 올려 국가보조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 각종 사업에 직원들의 이름을 허위로 올리고, 사업비에 포함된 인건비를 직원 급여로 받으면 다시 센터 계좌로 보내 운영비로 사용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습니다.
◀센터 관계자 (2020년 1월 당시 보도)▶
"담당하지 않았던 프로젝트의 인건비가 제 통장에 들어왔고 그리고 이 입금된 인건비를 제가 일괄적으로 주 센터 통장으로 입금을 했습니다."
여성 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에 써야 할 민간 단체 지원 예산을 센터 사무실에 쓸 가전제품 구입 용도로 쓴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전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법원은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고질적인 운영비에 시달리는 비영리단체가 처한 구조적 측면과 사업 수행은 차질이 없었던 점은 참작하지만, "전 대표의 구체적인 지시와 독단적 업무로 직원들이 불합리한 고강도 노동에 시달렸다" 면서 "불법적인 관행은 장기적으로 다른 비영리단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는 만큼 마땅히 중단돼야 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만,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국비지원 신청 자격을 갖추기 위해 두 차례 퇴직했거나 퇴직하려는 직원을 상담소장으로 기재한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대구 이주여성인권센터 관련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시 상담소 지정, 법인설립허가 취소 등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부실한 관리감독도 비판의 대상이었습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