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학기를 맞아 이번 주부터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늘봄학교가 경북에서도 시작돼 시범 운영 중입니다.
맞벌이 부부의 보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오전 7시부터 밤 8시까지 학교 내에서 방과후수업과 돌봄을 해주는 건데요.
참여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지만, 학교 참여율이 30%대에 그치면서 2학기 전면 시행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기자▶
앳된 얼굴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색칠 공부를 합니다.
◀성영란 늘봄교사▶
"자, 무슨 색 (칠)하고 싶어요?"
4교시, 12시 반이면 학교 정규 수업이 끝나는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들이 방과후수업 시작 전까지 남는 두어 시간을 이곳 늘봄학교에서 보내는 겁니다.
틈새 시간을 이용한 놀이 교육은 교사 자격증이 있는 외부 강사가 맡습니다.
외부 강사를 고용하는 것부터 늘봄학교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예산 등 행정업무 전반은 전담 기간제 교사의 몫입니다.
◀송영섭 늘봄 전담 기간제 교사▶
"(늘봄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시간이나, 내용들, 장소, 출석부, 예산 관련 등을 (맡습니다.)"
초등 저학년 자녀의 이른 하교 시간에 맞춰 부모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부모 퇴근 전까지 학원 여러 개를 보내는 '학원 뺑뺑이'를 고민했던 맞벌이 학부모들은, 늘봄이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김수지 학부모▶
"방과후수업이 있어도 시간이 뜬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엄마들은 와서 아이를 데리고 있다가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다시 데려다주고."
하지만, 이렇게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경북지역 초등학교는 불과 30%대, 152곳이 전부입니다.
그중에서도 아침과 저녁 시간대 모두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곳은 31개교뿐입니다.
희망하는 학교만 시행한 건데, 늘봄 운영으로 교사 업무 과중을 우려하는 교직 사회의 반발이 컸기 때문입니다.
특히 작은 학교가 많은 군 단위의 학교에서는 외부 강사 채용이 쉽지 않아, 기존 교사들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이미희 경북교사노조위원장▶
"학급 수업이 끝나고 나면 담임 선생님은 다음 수업을 준비해야 하고 학생 개별 생활 지도나 상담 문제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늘봄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 인솔이나 학생 관리 문제로 일하면···"
경북교육청은 교사가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경북도청과 협력해 추가 인력을 수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진선 경북교육청 교육복지과장▶
"아침 돌봄에 필요한 인력을 경북도청에서 지원해 주고, 저녁 늘봄을 하는 데 필요한 안전관리 인력이라든가 학생 수송에 필요한 차량, 운전까지도 지원하는 것으로···"
교육부는 늘봄학교를 2학기에는 1학년 전체로 2025년에는 초등 2학년까지, 오는 2026년엔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앞서 밝힌 바 있습니다.
교사 아닌 전문 늘봄 인력의 체계적인 확보가 전제돼야, 학교 현장의 갈등을 막고 늘봄학교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