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주 토함산에서 지난 5월 산사태 현장 24곳이 처음 알려진 데 이어 49개소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특히 산사태 100배 이상의 위력을 가진 땅밀림도 3곳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폭우가 오거나 지진이 발생하면 대형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추령재를 잇는 지방도와 문무대왕면 범곡리 등 마을에 선제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성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주 토함산 자락 일부가 등고선 모양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계곡 곳곳에 토사가 무너져 나무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약 200m 위에 도달하자 3천 평 넘는 면적의 산비탈이 무너져 있습니다.
지하수가 차오르면서 약해진 땅이 비탈면을 따라 서서히 무너지는, 이른바 '땅밀림'이 발생한 겁니다.
◀기자▶
제 뒤로 보이는 곳은 2년 전 태풍 힌남노 당시 본격적으로 땅밀림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현재 약 50%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땅밀림 현상은 폭우나 지진으로 충격이 가해지면 지반 전체가 무너져 내릴 수 있어, 위력과 피해가 산사태의 100배 정도로 크다는 겁니다.
앞서 지난 2018년엔 토함산 일대에서 땅밀림이 발생해 옹벽들이 무너지고 4차선 도로가 6m가량 솟아올라 1년 가까이 복구 공사를 했습니다.
◀박재현 경상국립대 산림 융복합 전공 교수▶
"위험도는 만약에 수치로 1에서 10단계로 본다면 한 7~8단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어떻겠어요? 계곡에 물이 흘러가면서 치고 내려가겠죠. 그러면 여기는 균형을 잃고···"
땅밀림이 발견한 곳은 지금까지 토함산에서만 모두 세 군데.
피해 영향권에는 지방도와 일부 마을들도 포함됐습니다.
이곳은 땅밀림이 발생한 지점에서 약 1km 아래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토사가 민가를 덮치는 걸 막기 위해 지금 이렇게 사방댐이 설치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폭우가 예보되면 도로 통제와 주민 대피 등 선제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시간당) 30~50mm 이상 예보가 떨어지면 적어도 도로를 관리하는 경주시의 도로 관리 부서는 바리케이드라도 미리 갖다 놓고 20mm 정도 내리면 바로 통제할 수 있는···"
또 토함산 일대를 산사태 취약 지구로 지정해 위험성을 정밀 조사하고, 실시간 모니터링 등 통합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그래픽 최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