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터넷 플랫폼에 등록된 업체에 인테리어 공사를 맡겼다가 수천만 원을 날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돈만 받고 차일피일 공사를 해주지 않는 악덕 업자가 발을 붙일 수 있는 건 수수료를 받아 가면서도 업체를 검증하지 않는 플랫폼의 허점 탓도 있습니다.
배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울진의 한 카페.
가게 안팎에 인테리어 자재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2022년 4월 완공 예정이었던 리모델링 공사가 1년이 다 되도록 끝나지 않아 가게 문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재상 진군 죽변면(피해자)▶
"여름 전에 늦어도 작년 6월 전에 오픈을 하려고 했는데, 현재까지도 오픈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경주의 한 가정집.
확장 공사를 한 베란다 바닥에 물건을 굴려보니, 왔다 갔다 그 자리에 맴돕니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은 부실 공사입니다.
피해자들은 모두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포항의 한 인테리어 업체를 소개받았습니다.
계약 초기엔 모든 조건을 맞춰 주겠다고 철석처럼 약속했습니다.
◀윤성호 경주시 성건동(피해자)▶
"모든 걸 다 들어준다고 했어요. 다 가능하다고 했어요. 우리가 어떤 조건을 제시하고 어떤 모양을 해달라고 해도, 자기 기술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해서."
기존 자재를 철거한 뒤 시공을 위한 중도금을 받아 내고는 공사를 마무리 짓지 않는, 이른바 전형적인 먹튀 수법입니다.
◀하재상 울진군 죽변면(피해자)▶
"'새시도 달아야 하고, 문도 달아야 하고 하니까 중도금을 계속해서 달라.' 이런 식으로 계속 요청을 해서··· 저는 사실 공사를 하는 입장에서 빨리 진행을 해야 되니까 돈을 계속해서 지급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계약자로부터 수천만 원의 공사비를 받고도 고용한 인부의 임금까지 떼먹었습니다.
◀오임기 미장 작업자▶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인데, 이 업체 같은 경우는 '내일 주겠다.', '모래 주겠다.' 이렇게 해서 벌써 몇 개월이··· 수개월이 지났죠···"
지금까지 피해자끼리 자체 수소문으로 파악한 피해자는 6명.
피해자들은 사기 업체를 일차적으로 점검하지 않은 플랫폼의 허점을 지적했습니다.
플렛폼 측은 피해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항의받은 뒤에야 사기 업체의 아이디를 삭제했습니다.
◀윤성호 경주시 성건동(피해자)▶
"다른 사업자로 이름을 바꿔서 또다시 올리면 그거는 막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저 말고 저 앞에 다른 피해자도 역시 숨고에서 그런 피해를 봤는데, 저도 역시 숨고에서 피해를 봤으니까···"
이 업체는 경찰 조사 중에도 또 다른 사기 행각을 벌였고, 한 피해자는 경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피해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