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희망과 기대로 가득차야 할 새해 첫날부터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대구의 한 농기계부품제조사에서 직원 11명을 해고했는데, 모두 노동조합에 가입한 직원들입니다.
노조원들은 노조 가입을 문제 삼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경영 악화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농기계 부품 제조사인 조양·한울 기공에서 8년 동안 일한 정영민 씨는 새해 첫날,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해고 통보는 2023년 11월 28일 받았습니다.
해고 노동자는 11명, 모두 노조에 가입해 있습니다.
◀정영민 해고 노동자▶
"정말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고 그런데 이제 회사에 사측의 대표이사는 단지 우리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동조합을 해서 회사에 불이익을 줬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조양·한울 노조는 2022년 8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했습니다.
낮은 임금과 과로, 경영진의 폭언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노조원들은 회사에서 노조 가입을 문제 삼으며 탈퇴를 종용했고 임금 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도 거부했다고 주장합니다.
◀손기백 조양·한울 분회장, 해고 노동자▶
"2023년 3월에 임단협을 시작을 했고 임단협이 어느 정도 파행이 되면서 5월에 저희가 파업에 돌입하게 되었는데 바로 다음 날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직장 폐쇄를 돌입을 했고요."
직장 폐쇄는 2023년 5월 3일부터 8월 20일까지, 110일 동안 이어졌습니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합의했지만 회사는 조합원들을 돌아가며 휴직하도록 했습니다.
회사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노조가 오랜 시간 파업을 하면서 회사의 일감이 70~80% 줄었다는 겁니다.
순환휴직을 했음에도 경영이 어렵고, 해고 전 협상을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노조 측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부당노동행위도 한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해고 노동자들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해, 2024년 1호 부당노동행위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그래픽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