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20년, 서울에서 경비 노동자가 주민 갑질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유사한 사건이 종종 벌어지는데요.
최근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도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출입구에 주차한 입주민이 도리어 60대 경비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갑질을 한 일이 있었습니다.
배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포항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장맛비가 시작된 6월 26일 새벽, 한 입주민이 아파트 출입구인 주차 차단기 앞에 자신의 차를 세워 놓고 사라졌습니다.
차량이 들어가는 통행로인데요.
바로 이곳에 주차를 해서 다른 차량의 통행을 막았습니다.
다른 입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랐고, 경비원이 차주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A씨▶
"열다섯 분이 항의를 했고, 차주한테 전화를 몇 번을 시도를 했는데 그게 안 돼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차주는 3시간 만에 경비실로 찾아와서는 도리어 경비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난동까지 부렸습니다.
◀입주민▶
"니가? 니가? 당신이 부른다며"
"협박? XX하고 있네. XX가."
쥐고 있던 가방을 경비원 책상에 내려치는 위협적인 행동도 했습니다.
경비원들은 이 입주민이 평소에도 자주 불법 주차를 하고도 갑질을 해 왔다며, 해고를 각오하고 외부에 알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B씨▶
"저희 같은 경우는 제 아들뻘인데, 참 너무 실망했고, 어이가 없었고, 당장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었고···"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가 전국 경비 노동자를 상대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경비원 4명 중 1명이 입주민으로부터 비인격적인 대우를 당했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입주민은 주차문제로 경비원들과 대화를 하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면서 경비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