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는 은행에 예금을 하면 맡긴 금액의 45%를 이자로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얼핏 들어서는 너도나도 은행으로 몰려갈 것 같지만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대신 암시장에서 달러로 교환하거나 암호화폐, 중고차 등을 사고 있다고 합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아르헨티나 화폐의 가치가 은행 예금 이자보다 더 빨리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또한 러시아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입장 변화와 코로나 상황을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황진이 대구MBC 통신원에게 들어봤습니다.
Q.세계 각지의 뉴스들 현지 통신원 연결해서 직접 듣는 목요일의 월드 리포트 시간입니다. 오늘은 저기 멀리 아르헨티나로 가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안녕하세요?
Q.목소리 들으면 이제 기억하실 것 같은데 우리 아르헨티나에 계시는 황진이 씨입니다. 지금 현지 시각이 몇 시인가요, 계신 곳에?
A.아르헨티나는 지금 한국과 반대, 열두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금 아침이니까 한국은 아르헨티나에서는 밤입니다.
Q.아, 밤 8시···
A.그런데 제가 현재 미국에 있습니다.
Q.그러시다면서요. 그래서 제가 시간을 여쭤봤습니다. 어쩐 일로 미국에 가 계세요? 종횡무진하시는군요?
A.네.
Q.미국에서는 어떤 일 하고 계세요. 어떤 일로 가시는 거예요?
A.미국은 제가 동생이 있는데 이 동생이 졸업을 했어요. 그래서 부모님 모시고 그냥 살짝 미국에 왔습니다.
Q.코로나로 인한 해외 이동, 큰 불편 없으셨어요, 이제는?
A.이제는 많이 풀린 것 같습니다. 남미에서나 미국에서나. 비행기에서도 마스크를 안 쓰시는 분들도 많이 뵙고, 그런데 조심을 많이 해야죠.
Q.본론으로 이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르헨티나 소식을 미국에 있지만 전해 주셔야 할 텐데요. 아르헨티나도 지금 인플레이션 심하다고요?
A.네, 맞습니다. 사실 아르헨티나 하면 빠질 수 없는 문제가 바로 인플레이션인데요.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이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요즘은 정말 하루 다르게 물가가 올라 매일 피부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2022년 3월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은 월 6.7%를 기록했습니다. 연간으로 따지면 무려 55%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아르헨티나 은행 예금 금리는 45%입니다. 언뜻 들었을 땐 매우 높은 이자율이지만 해가 바뀔 때마다 아르헨티나 화폐인 페소 가치가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인 실정입니다.
Q.페소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이제 환율 이야기로도 이어지겠네요?
A.네, 공식 환율과 비공식 환율이 있는데요. 아르헨티나의 공식 화폐는 페소이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민들은 페소를 안정적인 달러로 교환하고 있습니다.
Q.공식 화폐가 이제 두 가지로 공식, 비공식이 있는데 이걸 달러로 교환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는 말씀인데 부작용도 있겠습니다?
A.그렇죠.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러한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서 월 2백 달러까지만 환전할 수 있게끔 상한선을 두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제재는 오히려 비공식 환율을 활성화하는 역효과를 수반했습니다. 가령 은행에서 1달러가 공식으로 100페소라면 비공식 환율로는 200페소를 지불해야 1달러를 살 수 있습니다.
Q.거의 뭐 100% 프리미엄을 주고 암시장에서 암달러 거래가 된다, 이 말씀이시네요?
A.그렇습니다.
Q.암달러 시장 개혁을 추진했습니다마는, 아르헨티나에서, 여전히 공식 환율과 암달러 시장 환율의 차이가 큰 건가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A.이유는 아마 정치적인 문제가 있고 또 역사적인 문제도 많이 있는 것 같은데요.
하여튼 이 달러를 가진 관광객의 경우에는 매우 유리하죠. 그렇지만 아르헨티나 현지 분들의 경우에는 어떻게든 이 달러를 확보하고자 많은 방안을 강구하는 그런 상황이 이제 생기는데요.
대부분의 사람은 페소가 생기는 즉시 재빨리 달러를 구입하거나 또 정부 개입을 피하기 위해서 은행 계좌가 아니라 개인 금고에 현금 형태로 저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 달러 외에도 아르헨티나에서는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이 일종의 투자 수단으로 여겨지는데요. 현금보다 가치가 떨어질 확률이 낮다 보니 나름대로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Q.지금 미국 여행하고 계신다고 하니까 페소 가치 하락, 굉장히 피부로 와닿으셨겠어요? 그렇죠?
A.네.
Q.달러 구하기 어렵지 않으셨습니까?
A.계산을 하면 진짜 아무것도 못 삽니다.
Q.미국 여행 잘 마무리하시기를 바라고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석 달 이상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가 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상황이었다 보니까 이 얘기를 좀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A.네, 그렇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간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요. 전쟁 직전인 2월 초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바 있습니다.
당시 푸틴과의 회담에서 아르헨티나는 러시아에 열려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는 3월 초까지도 러시아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해 우호 관계를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또 5월 초에는 러시아를 G20에서 퇴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큰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Q.지금 이제 6월인데 상황이 어떻습니까? 지금도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되고 있을까요? 좀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A.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최근 국제 정세에도 많은 변동이 있었는데요. 아르헨티나의 입장에도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러시아에 반대하고 미국과 유럽연합 진영에 있습니다.
Q.코로나 상황 이제 짧게 듣고 아르헨티나 좀 마무리를 해볼까 싶은데요. 미국과 아르헨티나, 전반적으로 지금 코로나 상황 좀 어떤 것 같으세요?
A.많이 좋아지는 트렌드였었는데 또 몇 주간 동안 조금 확진자가 올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일주일간 아르헨티나에서는 5만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였고요 아마 4차 유행 시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Q.마스크 아직 여전히 잘 써야 하는데 대통령 부부가 이걸 위반해서 벌금도 냈다고요?
A.네,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봉쇄 기간에 관저에서 생일 파티를 열어 아르헨티나 대통령 부부가 방역 수칙 위반 벌금형을 받게 되었는데요.
아르헨티나는 코로나 19 유행 초기부터 전 국민 자택 격리를 포함한 엄격한 봉쇄를 장기간 유지했고 모임도 전면 금지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봉쇄 기간이었던 2020년 7월에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 부부를 포함한 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생일 만찬을 즐기는 사진이 뒤늦게 공개돼 논란을 일으키게 됐는데요.
Q.관저 사진이 논란이 되는 건 좀 한국 상황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뒷얘기는 저희가 시간 관계상 오늘 여기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 황진이 씨 고맙습니다.
A.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