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여름은 낙동강의 녹조 현상이 극심했고 낙동강 변에서는 녹조 독소가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더 이상 이런 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면서 책임자를 처벌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국회 청문회 개최 청원에 나섰습니다.
심병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등은 지난달 계명대 동산의료원 김동은 교수팀에게 맡긴 '낙동강 주민 콧속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8월과 9월 낙동강 주변 주민 등 22명을 상대로 한 검사에서 절반인 11명의 콧속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만드는 유전자가 검출됐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낙동강 권역 거주자의 경우 17명 가운데 58.8%인 10명의 콧속에서 녹조 독소 생성 유전자가 나왔습니다.
◀김동은 계명대학교 교수▶
"직업별로 보면 어민 아홉 분 중에 다섯 분에게서 남세균이 확인되었고요. 농민 네 분 중에는 두 분이 남세균 유전자가 나왔습니다."
낙동강 주변 주민들이 호흡으로 녹조 독소를 흡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사실상 입증됐습니다.
환경단체들과의 에어로졸 공동 조사를 거부한 환경부가 독자적으로 진행한 연구 용역에서 공기 중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발표 내용과 많이 다릅니다.
연구 용역의 책임 교수는 남세균의 세포 크기가 에어로졸화 하기엔 너무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여러 국제적 연구에서 확인된 에어로졸 형태의 녹조 독소의 존재를 사실상 부정하는 것이어서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녹조가 공기 중에 에어로졸화 되어서 이렇게 떠다니는 상황을 제대로 감안하지 못한 그런 조사라고 생각이 듭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윤석열 정부가 녹조 독소의 위험성을 부정하며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라면서 대책 마련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습니다.
100여 개의 환경·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낙동강 녹조 재난대책위원회는 국회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청원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제 국회 청문회를 통해서 이 문제 심각성을 알리고 그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서 우리가 국민청원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4대강 사업이 끝난 2012년부터 심각한 녹조 현상이 되풀이되면서 농작물과 어패류, 수돗물에 녹조 독소가 검출돼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공기 중에서도 녹조 독소가 검출되고 있다면서 더 이상 내버려두면 국가적인 대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