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와 경북 23개 시·군은 그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골목경제를 살리기 위해서인데, 대구 '행복페이'만 보더라도 해마다 발행규모가 늘 정도로 반응이 좋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갑자기 2023년부터 지역화폐에 지원하던 예산을 모두 없애겠다고 했는데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단체, 시민단체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의 40대 주부 김지영 씨는 장을 보거나 커피를 마실 때 행복페이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50만 원을 10% 할인한 45만 원에 충전할 수 있는 데다 생활 주변 각종 편의시설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지영▶
"보도블럭 바꾼다든지 이런 건 제 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아요. 근데, 가계에는 작지만 도움이 되는 거죠. 행복페이는 다른 지역에서 쓸 수 없고 가까운 곳에서 쓰게 되거든요."
2020년 도입된 대구 행복페이 발행 규모는 첫 해 3,190억 원에서 3년째인 2022년에는 1조 천억 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용자가 급증해 1인당 충전 한도를 줄였는데도 2022년 예산은 9월에 모두 소진됐습니다.
지역화폐를 10% 할인하는데 2022년 든 예산은 1,100억 원, 국비는 380억 원, 시비는 72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2022년 국비 지원 비율은 2020년의 절반으로 줄었는데, 정부 방침에 따라 2023년에는 전액 삭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대신 온누리 상품권 발행을 늘린다는 계획인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힘들었던 기간 동안 소비를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지역화폐 예산 지원을 폐지해선 안 된다는 것.
온누리 상품권보다 더 많은 혜택이 돌아온다며 예산을 다시 살릴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영환 소상공인연합회 대구지회장▶
"사각지대에 놓인 골목상권, 점주들은 온누리 상품권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어려운 상인을 위해서라도 지역화폐는 존속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정부 지원 예산이 줄어들면 지자체의 의지나 재정 여건에 따라 지원 규모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데 대부분 지역의 발행 규모나 할인율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됩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지방분권 수준이라던가, 지역의 경제력, 재정 격차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감안하면 지자체별로 보조 비율을 차등을 두어가면서 할 수도 있는 것인데···"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은 국회로 공이 넘어간 상태.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지역경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예산을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MBC 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