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0월 입주가 시작된 경북 안동 풍산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냉장고 등 유상 옵션으로 선택한 가전제품들이 입주 2달이 넘도록 설치되지 않고 있습니다.
업체 측이 계약금만 받은 뒤 이른바 '먹튀'를 한 건데, 일부 주민은 아이스박스로 냉장고를 대신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안동에 정착해 내 집 마련 꿈을 이룬 30대 청년 윤 모 씨.
10년 넘게 모은 돈으로, 지난 2022년 안동 풍산의 한 신축 아파트를 계약했습니다.
유상 옵션으로 매립형 가전제품인 냉장고와 인덕션도 계약에 포함됐습니다.
◀윤 씨 안동 신축 아파트 입주민▶
"내 취향껏, 내 마음대로 얼마든지 꾸밀 수 있겠단 생각에 정말 기대를 부풀고···"
하지만 지난 10월 초, 입주에 앞서 아파트를 찾았더니 냉장고가 있어야 할 자리는 텅 비어 있고, 인덕션 자리엔 가스레인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윤 씨 안동 신축 아파트 입주민▶
"(벽 속에 넣는) 공사를 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공사를 하지 않고 처음 딱 들어 왔을 때 공사 안 하고 예쁘게 만들어 준다는 말을 믿고서···"
냉장고 본체는 있지만, 디자인 패널 등 빌트인 부속품이 빠진 가구 등 피해 양상도 각양각색입니다.
총 9백여 세대 가운데 현재 5백여 세대가 입주했는데, 이 중 빌트인 가전제품을 옵션으로 선택한 70여 가구가 이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관련 계약금은 3억 원이 넘습니다.
피해 주민들은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는 '알겠다'고 한 뒤 감감무소식입니다.
◀11월 4일 저녁 10시 대화▶
"대표님 원래 11월 4일에 환불해 주신다고···"
"이번 주에 환불이 될 거에요."
해당 업체는 시공사로부터 시스템 에어컨 설치를 하청받은 업체로, 모델하우스에서 처음 알게 됐다며, 시공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 씨 안동 신축 아파트 입주민▶
"저희가 **이란 업체를 (입주민이) 알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가 알게 된 건 시공사를 통해서 알게 된 겁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시스템 에어컨만 해당 업체와 협력해 시공하기로 했을 뿐, 추가 옵션에 대해선 책임이 없단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동준 안동시 공동주택 팀장▶
"유상 옵션 업체하고 당사자 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어떻게 대응하기도 참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변호사 자문을 받아 보니까 결과도, 원 시공 업체인 **에 책임을 묻긴 어렵다고···"
안동경찰서는 주민들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된 업체 대표를 조만간 소환할 예정입니다.
다만, 경찰 수사 만으론 계약금 반환에 한계가 있어, 주민들이 직접 법원에 소액 심판청구를 준비하고 있는데, 피해 보상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그래픽 도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