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 사원 공사장은 '유치권' 행사 중
3월 11일 오전 찾은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 예정지.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줄줄이 걸렸습니다.
공사장 앞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빨간 글씨도 있습니다.
옆으로는 북구청의 공사 중지 명령문이 붙었습니다.
설계도서와 다르게 사원 2층 바닥을 지지하는 '스터드 볼트'가 적게 설치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대구 북구는 위법 사항을 발견하고 2023년 9월,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스터드 볼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같은 해 12월, 설계도서대로 공사를 하지 않은 혐의로 시공사를 경찰에 고발하고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대구 이슬람 사원 건축주와 시공사 법정 공방까지
이를 두고 건축주와 시공사가 법정 공방으로 치닫는 모습입니다.
건축주 측은 지난 2월 28일, 시공사를 상대로 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공사의 실수로 스터드 볼트가 빠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겁니다.
무아즈 라작 경북대 무슬림 학생공동체 대표 "대법원이 여기서 합법적으로 공사를 할 수 있다는 판결을 한 후 시공사 측은 가격이 인상됐다면서 더 많은 돈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공사와 다시 계약했고 상당 부분을 이미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계획대로 공사를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구청으로부터 스터드 볼트 누락이 있었고,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기 전까지 스터드 볼트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시공사 측은 (스터드 볼트 누락이라는) 실수를 저질렀고, 그 실수를 바로잡을 의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시공사 측에게 고쳐 달라고 요청하면 더 많은 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시공사 측은 스터드 볼트 누락은 실수였다면서도, 사원 건립이 늦어지면서 공사비가 많이 늘어났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재개된 뒤 자잿값 등으로 9천만 원을 더 받았지만, 장비 대여료와 현장 관리 비용 등이 추가 비용을 더 받아야 공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시공사 관계자 "현장 관리를 할 것 같으면 제가 봐서 한 달에 500만 원씩 계산해도 돈이 1억 8천만 원이에요, 3년 같으면. 그때 뭐 (건축주 측이) 자기들이 자재 오른 거에 대해서만 비용을 내고···"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대와 공사 방해로 공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공사 재개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동의서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시공사 관계자 "공사 현장에 인부들 도착했을 때 못 들어갔어요. 주민들이 차에 올라타서요. 저희 새벽 3시에 자재 넣고요. (공사가) 자꾸 늦어지고 사람은 못 구하고 그렇게 되니까 너무 힘들지. 그래서 주민들 동의서 받아오면 공사를 해주겠다고 이야기했어요."
또 건축주를 상대로 지금까지 못 받은 공사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대구 북구청은 건축주의 공사 중지 명령 해제 요청이 있다면 내용을 검토한 뒤 공사 중지 명령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택가에 들어서는 이슬람 사원을 두고 주민들과의 오랜 갈등에 이어 건축주와 시공사 간의 법적 다툼까지 번지면서 이슬람 사원 완공 시기는 또다시 불투명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