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81년 개장한 대구시 축산물도매시장과 도축장이 결국 43년 만에 4월 1일 문을 닫았습니다.
대구시는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축산 부산물 상가들은 당장 물건이 없어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도축한 축산물을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불어난 운송비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대구시가 밀어붙인 축산물도매시장 폐쇄 문제점을 심병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시 축산물도매시장 건물 입구에 폐쇄를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출입문에는 잠금장치가 채워져 있습니다.
도축한 고기를 실어 나르는 하역장은 아예 셔터가 내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평소 같으면 경매 출하와 도축 작업을 하느라 매우 분주했지만,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폐쇄돼 있습니다.
축산물 부산물 상가도 대구시와 계약 기간이 2년 이상 남았지만,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도축장과 도매시장이 문을 닫아 부산물을 구할 수 없게 돼 장사를 접어야 할 지경입니다.
◀이유미 축산 부산물 상가 대표▶
"지금 물건 구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장사하기 힘들죠. 물건 구하는 게 아니고 아예 물건이 없습니다."
대구시 경제국장은 지난 1월 열린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에서 부산물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습니다.
◀안중곤 대구시 경제국장▶
"고령 공판장이라든지 아니면 저희가 전국 도축장을 돌아다녀서라도 그분들이 원하는 부산물에 대해서 저희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
상인들은 대구시의 대책 없는 탁상행정으로 생업이 파탄 났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이유미 축산 부산물 상가 대표▶
"진짜 암담합니다. 20년 동안 거래처를 닦아온 게 얼마나 많은데 이걸 하루아침에 다 잃게 생겼고···"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도축한 부산물을 가져오더라도 문제를 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경남과 충북 등 거리가 멀수록 운송비 등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입니다.
◀A 대표 육류 유통업자▶
"냉동 차량으로 온도 유지해서 이렇게 운송이 되기 때문에 거기에 딸린 기사라든지 그 차량 한 대 구매하는 데 2억 한 5천 들어가요. 그건 하지 말라는 얘기거든요, 지금"
고기를 운송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면 도축 당일에 팔기도 쉽지 않습니다.
소비자에게 파는 고기는 '지육'이라고 불리는 몸통 고기를 가공한 '정육'인데 이걸 만드는 데 몇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지육이 오후 늦게 도착하면 야간작업을 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인건비를 더 부담해야 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김영기 축산기업중앙회 대구시지회장▶
"그러면 위생 관계 같은 거, 또 판매하는 데서 어려운 점, 이런 것 때문에 저희가 걱정을 많이 하죠. 물류비가 비싸지면서 인건비가 뛰고 물류비가 뛰기 때문에 고깃값이 좀 오르지 않겠느냐"
결국 대구지역 소비자들은 신선도 떨어진 고기를 더 비싸게 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숱한 문제 제기에도 대구시가 축산물 도매시장을 막무가내식으로 폐쇄하면서 많은 사람이 일터를 잃을 처지에 놓였고, 소비자 피해 역시 우려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