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축산물도매시장 폐쇄를 강행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대구의 대표 음식의 하나인 생고기를 파는 식당들은 신선한 고기를 구하기 힘들어진다면서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돼지국밥과 돼지갈비 등에 쓰이는 고기의 공급량이 대부분 사라지게 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업계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대구 가면 '뭉티기' 꼭 먹어야지"···대구시 축산물도매시장 폐쇄에 비상 걸린 생고기 식당
'뭉티기'로 불리는 생고기는 갓 잡은 소의 우둔살 등을 두껍게 썰어 특유의 양념에 찍어 먹는 대구 고유의 음식입니다.
2006년 대구시가 '대구 10미'로 지정하고 널리 홍보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이제 대구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고기를 파는 음식점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는 4월 1일 대구시 축산물도매시장 폐쇄로 당일 도축한 신선한 고기를 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생고기는 신선도가 생명인데 관련 업계는 영업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애를 태웁니다.
수십 년째 생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신선도와 눈으로 직접 보고 좋은 고기를 확보해서 손님한테 내보내야 하는데 아무래도 멀리서 오는 거는 또 내 눈으로 확실히 바로 볼 수도 없고···"라고 걱정했습니다.
특히 그동안 쌓아 올린 생고기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우려됩니다.
대구에 도축장이 있어서 다른 도시와 다르게 신선한 고기를 공급해 생고기 요리를 만들 수 있었다고 식당들은 홍보해 왔고 그게 먹혔습니다.
그런데 대구시 축산물도매시장이 없어지게 되면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을까 생고기 식당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대구시 축산물도매시장에서 도축한 소 가운데 90.1%가 대구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돼지국밥·돼지갈비 역시 인상 예고···대구시 "물량 공급 문제없다"
대구 시민들이 즐겨 먹는 돼지국밥과 돼지갈비 등의 가격도 오를 수 있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돼지국밥이나 돼지갈비 등에 쓰이는 고기는 어미 돼지와 새끼 돼지 같은 비규격돈이 주로 쓰이는데 소비량 대부분을 대구시 축산물도매시장이 공급하기 때문입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시가 축산물도매시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2023년 1월 이후 어미돼지 출하량이 40~50%가량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어미돼지의 지육 즉 몸통 고기의 도매가격은 1kg에 2,700원 정도에서 3,300원가량으로 23% 올랐습니다.
4월 1일부터 아예 도축이 이뤄지지 않게 되면 가격은 더욱 뛸 전망입니다.
돼지고기 유통업체 대표인 B 씨는 "축산물도매시장이 없어진다고 해서 지금도 물량이 한 40~50% 줄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없어지게 되면 살 사람은 많고 물량은 적어지지 그러면 단가만 올라가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경남과 충북, 전남 등 멀리 있는 도축장에서 고기를 가져와야 해 운송비가 늘어 가격 인상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기 축산기업중앙회 대구시지회장은 "육류 가격이 물류비가 비싸지면서 인건비가 뛰고 물류비가 뛰기 때문에 고깃값이 좀 오르지 않겠느냐"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연룟값과 야채 가격이 뛰어 주름살이 늘어난 식당들은 돼지고깃값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는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돼지국밥 식당을 운영하는 박경호 대표는 "가격이 아마 떨어지기도 힘들 것이고 또 신선육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도 대구 시내에서는 공급받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구시는 물량 공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안중곤 대구시 경제국장은 취재 기자와 통화에서 "고령 도축장을 비롯한 다른 도축장에서 우리가 물량을 맞춰드리려고 저희 직원도 지금 뛰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그 물량 공급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가 축산물도매시장 폐쇄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들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세울 것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