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초등학생까지 스마트폰을 들고 다녀서 원하면 언제라도 연락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대백 앞' 같은 약속 장소에서 상대가 나타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1980년대 '삐삐'라 불리던 무선호출기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호출한 전화번호와 20자 정도의 텍스트를 '삐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전성기인 1997년에는 가입자가 2천만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수신할 수만 있다 보니 삐삐가 오면 공중전화로 뛰어가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1004(천사), 1010235(열렬히 사모해), 1717(일찍 와), 7676(장소 도착), 8282(빨리빨리) 등과 같은 의미를 가진 숫자로 호출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1987년과 1991년, 1994년, 1999년의 삐삐 문화는 어땠을까요?
(영상편집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