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립박물관이 경산시 와촌면 소월리 일대 유적에서 출토된 '얼굴 모양 토기' 등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는 '소월리, 풍요를 바라다' 특별기획전을 11월 28일부터 엽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3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인 '소월리 유적 발굴'에서는 경산지식산업지구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소월리 유적을 중심으로 경산시 와촌면과 하양읍 일대 여러 시기에 걸친 유적을 설명합니다.
2부에서는 고대 소월리 마을을 살펴볼 수 있는 코너로, 경산 토기로 알려진 얼굴 모양 토기와 목간 등 귀중한 유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3부는 경산 토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상품을 팝업존 형태로 만든 공간입니다.
특별기획전은 2025년 5월 11일까지 운영할 예정인데, 목간과 자귀형 목기는 개막 후 일주일 동안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 경산지식산업지구 조성지에서 한 발굴 조사에서는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무덤 등 다양한 유적과 유물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경산시 와촌면 소월리 유적은 삼국시대 마을 유적으로, 원두막처럼 건물의 바닥이 땅에서 떨어져 습기와 곰팡이, 쥐, 해충 등을 방지하기 쉬워 곡물을 보관하기에 적절한 고상 건물지가 여럿 확인됐습니다.
소월리 마을의 창고로 둘러싸인 광장에 만들어진 76호 구덩이는 너비 158cm, 깊이 180cm로 큰데, 출토된 유물 중 경산 토기로 알려진 얼굴 모양 토기는 높이 28cm의 작은 단지를 뒤집어 세 면에 사람 얼굴을 표현한 것입니다.
얼굴을 형상화한 토기는 진주 중천리와 용인 동백동에서 확인된 사례가 있지만, 세 면에 얼굴을 표현한 것은 경산 토기가 유일한데, 세 얼굴은 각각 미묘하게 다른 표정을 짓고 있고 단순하게 표현된 얼굴이 귀여움을 자아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경산 토기와 함께 출토된 목간(木簡)은 74.2cm의 나무 막대로, 5면에 총 98자의 글자가 묵서로 쓰여 있습니다.
해독할 수 있는 글자 중 곡(谷,) 전(田), 답(畓), 제(堤), 결(結), 부(負) 등이 눈에 띄는데, 지명과 논밭의 종류, 토지의 면적 등을 정리해 기록한 것입니다.
76호 구덩이에서는 도끼의 일종인 자귀 형태의 목기와 빗자루처럼 보이는 싸리나무 다발이 함께 확인됐는데, 소월리 마을 사람들이 많은 창고를 가득 채울 풍요를 기원하며 76호 구덩이를 만들어 제사 지낸 흔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