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사회대구MBC 뉴스+환경사회 일반지역

[뉴스+] ③ "팔현습지의 새·나뭇가지·물소리···자연 없이 인간은 존재 못 해"

팔현습지는 대구의 3대 습지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금까지 법정보호종 19종의 서식이 확인될 정도로 희귀 야생동물의 서식지이면서 보존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그런데 대구시는 '금호강 국가 생태탐방로 조성 사업'을 통해 안심습지와 금강습지, 팔현습지를 연계하려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생태, 역사, 문화 자원을 쉽게 접하도록 탐방로를 만들고 조류 관찰대, 전망대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환경단체들은 이런 대구시의 계획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걸어서 5분, 자전거로 고작 1분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수백억 원의 혈세를 들여서까지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를 망가뜨리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는 건데요,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팔현습지를 '국가 습지'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8월 28일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장수연 목사 금호강 공대위 공동대표
대륜고등학교 인근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장수연 목사입니다.

금호강 줄기 41km에 달하는 발원지를 찾아가 보기도 했고요.

3km의 그 어간에 존재하고 있는 생물체들을 만나기도 했었고, 핵심 구간인 우리 교수님이 늘 말씀하시는 크리틱 사이트 1km의 그 심장과 같은 그곳을 생각하면서 오늘 편안하게 조금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질문을 한번 가져와 봤습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숨 쉬는 것을 배웠습니까?

우리의 심장이 뛰는 것을 배워서 심장이 뛰는 것입니까?

자연에 관련된 다큐나 영상들을 볼 때 세상에 참 아름다운 곳이 많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원초적인 아름다움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즉 숨겨진 곳에서 발견되고 경이로움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팔현습지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그랬습니다. 그 안의 생명체들에 대한 기사들과 수리부엉이를 실물로 처음 만났을 때의 놀라운 기쁨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지금도 사진전에서 볼 수 있는데 눈물이 먼저 납니다.

그래서 허락 없이 그들의 안방을 침범한 듯 미안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특히 왕버들 숲속에서의 시간은 찾을 때마다 시간이 멈추어진 듯 경이로움을 갖게 되는 것이 참 귀한 장소입니다.

새들의 합창,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 흘러가는 물소리와 함께 건너편 아파트 건물 위로 쏟아지는 비행기 소리도 침범할 수 없는 공간의 위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아주 깊은 숲속에서 자연인이 된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런 곳을 알게 해준 대구환경운동연합에 감사하고 이런 곳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시민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인구 240만의 대구광역시에서 도심을 가로질러 흘러가는 강줄기에 원시의 자연성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아주아주 귀중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꼭 보존되고 지켜지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그 방법으로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서 국가 습지로 등재하고 아름답고 강한 대구가 되길 바랍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흡수원을 잘 지키고 보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정책일 것입니다.

더더군다나 법정 보호종인 멸종 위기 1급과 2급이 19종이나 발견되는 어마어마한 곳이지 않습니까?

자연 없이 인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온 생명체가 함께 어우러져 함께 땅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배우지 않아도 숨 쉬고 심장이 뛰는 것과 같습니다.

부디 대구시와 환경부는 살아있는 생명체들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윤영균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