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에는 태풍의 길목에 있는 경북 동해안 상황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태풍은 엄청난 폭풍 해일을 동반하고 있어 바닷가 주민들도 초긴장 상태인데요.
특히 2년 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마을이 초토화되는 피해를 입었던 경주 감포와 포항 구룡포, 울릉 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규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폭풍해일이 하늘 높이 솟구칩니다.
방파제가 파도를 밀어 올려 자동차에 건물까지···
모든 것을 집어삼킵니다.
2년 전 경주 감포항의 태풍 피해 영상인데요.
당시 주민들은 100억 가까이 들여 조성한 바닷가 친수공간이 도리어 태풍 피해를 키웠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상황이 개선됐는지 태풍 전야의 경주 감포항을 찾았습니다.
먼저 물난리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방파제와 마을 사이 친수공간에 가봤습니다.
방파제 바깥쪽에 대형 테트라포드가 보강됐고 안에는 배수로가 새로 설치됐습니다.
외곽 방파제 공사는 계획만 잡혀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집채만 한 파도가, 아니 아파트 6~7층 높이의 파도가 넘어왔던 바로 그곳입니다. 그 이후에 이렇게 커다란 테트라포드를 이곳에 설치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김석만 경주 감포 주민▶
"저기 삼발이(테트라포드) 조금 놓았잖아요. 삼발이 높으면 이번 태풍에는 (파도가) 막 넘어옵니다. 그래서 우리가 준비를 하지요"
그래서 경주 감포는 마을 전체가 비상입니다.
어르신들까지 모두 나서 문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고, 물이 들어올 만한 틈은 모두 막았습니다.
◀노원규 경주 감포 주민▶
"이번에 역대 가장 크다고 하니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죠. 그래도 최소한 피해가 있도록···"
경주 감포항에 이어 역시 2년 전 태풍에 큰 피해를 입었던 포항 구룡포항을 찾았습니다.
당시에 촬영한 영상을 보면 방파제가 산산조각 나고, 어촌 마을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쑥대밭이 됐는데요.
"당시에 저는 취재를 위해 구룡포 현장에 있었습니다. 피해 현장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태풍의 위력, 그리고 자연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붕이 주저앉는 등 큰 피해를 입었던 횟집 주인을 2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내부 수리를 마치고 장사를 하고 계셨는데요, 창문을 나무로 덧대는 등 태풍과 맞설 준비를 마치고 있었습니다.
◀김순란 포항 구룡포 주민▶
"이런 거는 대충 신문지를 끼우고 우유 팩 같은 걸로 끼우고 다 했어요"
태풍 피해를 겪은 뒤 구룡포 앞바다에도 대형 테트라포드가 추가로 설치됐는데요, 하지만 주민들은 새 구조물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탁원경 포항 구룡포 주민▶
"심적으로는 (테트라포드가)한 번 파워를 감쇄시켜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이건 항구적인 시설이 될 수가 없거든요"
태풍의 길목에 놓인 울릉도, 독도 역시 초긴장 상태입니다.
작은 배는 아예 뭍으로 올리고 10톤이 넘는 큰 배 60여 척은 포항으로 피항시켰지만, 대형 여객선까지 전복시키는 태풍의 위력을 눈으로 확인했기에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정태 울릉도 주민▶
"지금 태풍이 너무 크기 때문에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태풍 피해를 온몸으로 겪었던 바닷가 주민들은 6일 아침까지 내 삶의 터전이 온전하길 기도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