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로 다가온 일본 집권당 자민당 총재 선거는 사실상 일본의 총리를 뽑는 과정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인 10여 명의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시바 시게루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이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습 정치가 강한 일본의 풍토상 이번에도 고이즈미 전 총리 아들의 선전은 눈길을 끕니다.
그런가하면 태풍 산산으로 인한 폭우와 지진까지 더해지며 인명 피해와 함께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컸다고 하는데요.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도쿄에 있는 이종수 대구MBC 통신원에게서 자세한 소식 들어봤습니다.
Q. 세계 각지 뉴스 현지 통신원 통해 직접 듣는 월드 리포트, 오늘은 일본입니다. 일본 도쿄에 이종수 통신원 연결돼 있는데요. 안녕하십니까?
A. 예, 안녕하십니까? 이종수입니다.
Q. 9월 27일입니다. 일본 집권당 자민당 총재 선거일이죠. 사실상 일본의 총리를 뽑는 선거이기도 한데, 차기 총리 노리는 후보들 출마가 이어지고 있는데 어떤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준비하고 있습니까?
A. 네, 역대 사상 최다인 약 10여 명의 후보가 출마를 할 것으로 현재 예상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 중에서 이시바 시게루 의원 그리고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의원은 2012년에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를 했었는데요. 지방표와 국회의원의 투표로 치러지는 1차 선거에서는 지방표를 다수 획득을 했지만 국회의원의 투표만으로 이루어지는 2차 선거에서 아베 신조 의원에게 패배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꾸준히 차기 총리 후보로 물망에 올랐었고 이번 선거에서는 꼭 승리를 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성 대신은 차세대 젊은 정치인의 대표적인 인물로 기대를 받고 있고,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후광을 얻고 있는 점도 더해져서 현재 강력한 총리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Q. 2파전으로 펼쳐지는 모양입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아들인 신지로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고 하니까 한국에도 2세 정치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일본은 세습 정치인이 꽤 많은 편이죠?
이번 선거도 후보자 절반가량이 그렇다고요?
A. 네, 그렇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역임했던 역대 수상 14명 중의 9명이 세습 정치인이었습니다. 이렇듯 현역 의원 중에 상당수가 정치를 세습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특징인데요. 이러한 배경에는 후원회와 자금력, 지명도 이 세 가지 요인을 들 수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후원회가 정치의 대를 잇는 직계 가족에 대해서도 변함없이 후원을 함으로써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는 것도 있고요. 이러한 후원의 지지력 지지 덕분에 풍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이러한 것들이 유리한 고지에 이르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인이 다양한 의정활동을 하는 가운데에서 자신의 대를 물려줄 가족을 일찍부터 비서 등으로 기용을 해서 늘 대동을 하기 때문에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눈도장을 찍고 다녀서 지명도를 높이게 되는 것입니다.
Q.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 앞두고 또 한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일본의 개헌논의인데요. 자위대 보유를 명시하는 헌법 개정이잖아요. 그래서 한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들도 유심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내일 또 방한합니다만 앞서서 후임에게 조속한 국회 발의를 촉구하기도 했고 후보들도 화답하고 있잖아요. 일본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이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서?
A. 자민당의 오래된 숙원 사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를 표명하는 대부분의 후보들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쟁 포기 그리고 군대와 같은 전력을 가지는 것을 금지하는 평화헌법이라고 하죠. 헌법 9조에 자위대를 새롭게 명기하려고 하는 것과 그리고 또 하나가 긴급사태 조항이라는 것을 새롭게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대규모 재해나 무력 공격이 있었을 때 그리고 감염증이 만연했을 때 내각이 법률을 대신해서 긴급 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일종의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그러한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일본 국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도 높고요. 또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 이번이야말로 헌법을 개정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 각 후보자들의 생각입니다.
Q. 개헌 이외에는 또 어떤 쟁점들이 이번 선거에서 주로 거론되고 있을까요?
A. 아무래도 민생 현안 관련해서 각 후보들은 주로 경제와 관련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추진했던 아베노믹스, 큰 목표는 디플레이션으로부터의 퇴각을 주장을 했던 건데요. 그러한 디플레이션으로부터의 퇴각을 완수하겠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도 있고요.
그리고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를 둘러싼 논란이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오랫동안 임금이 인상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그런 주장과 그리고 지방 경제의 활성화 물가 대책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Q. 평화헌법 이외의 쟁점들은 한국 국내 상황과도 비슷한 이슈들인 것 같습니다.
한국 같으면 대선, 총선, 지선 열기가 뜨거운데 일본 정치 체제가 우리랑 물론 다르긴 합니다만 이렇게 중요한 평화헌법 개정 이슈도 있고 집권당 총재이자 총리를 선출하는 선거, 일본 국민들 관심은 어떻습니까? 그리 높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가요?
A. 네, 거의 정치와 관련한 이야기는 가까운 사이에서도 서로 얘기를 하지 않고 그런 분위기인데요.
마침 제가 택시를 탈 일이 있어서 택시를 타면서 연세가 좀 지긋한 기사님에게 선거와 관련해서 질문을 했었어요. 그랬더니 그 기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젊은 층은 정치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고 정치가들은 투표에 적극적인 고령자를 위한 정치를 할 분이기 때문에 누가 총리가 되어도 일본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하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참고로 지난 7월 7일에 치러진 도쿄도지사 선거의 경우에는 전체 투표율이 60.5%였는데요. 그중에 20대의 투표율은 44%에 불과했지만 60대와 70대는 70%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또 하나 일본은 국민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총리가 아니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도는 아무래도 한국만큼 뜨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Q. 일본은 지금 자연재해도 올해 역시나 또 들이닥쳤습니다. 8월에만 태풍 3개가 일본 열도를 덮쳤는데 태풍 산산 위력이 대단했죠. 그리고 또 산산 피해가 컸던 규수 지역에는 지진도 있었고요?
A. 네, 그렇습니다. 연속해서 이런 자연재해가 벌어졌는데요. 총무청에 의하면 지난 태풍 10호 산산의 피해 상황이 사망자가 6명, 행방불명자 1명, 부상자가 125명 그리고 1,080가구의 주택 피해가 있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특히 규슈의 남쪽 미야자키현과 그리고 도쿄 인근에 시즈오카현, 이 지역에 내린 빗물의 양이 무려 900mm 정도였다고 하니까 이 태풍의 위력이 얼마나 컸는지 정말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Q. 그리고 지진 난 곳은 원자력발전소 또한 7개 있는 곳이잖아요.
A. 네, 그렇습니다. 이게 상당히 좀 심각한 문제라고 봐야 하는데요. 지난 8월 8일에 일어났던 지진이 매그니튜드 7.1 정도의 규모였거든요. 미야자키현에서 발생을 했는데 그것이 일본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대지진인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 아닌가라고 해서 모두가 아주 크게 놀랐었는데요.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은 100년에서 150년 주기로 일어나는 지진이라고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Q. 지진으로 인해서 그 원전 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우려가 다시 한번 일본에 불거졌겠습니다. 오늘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A.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