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에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한 해에만 만여 건씩 발생하는데요.
지난 주말에도 포항에서 새벽 산책길에 나섰던 80대 노부부가 차에 치여, 안타깝게도 부인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지자체마다 노인 보행 속도를 고려해 노인보호구역, 이른바 실버존을 지정하는데, 포항에는 노인 인구에 비해 실버존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7월 16일 새벽 4시 38분쯤.
80대 노부부가 도로 한복판을 지나 횡단보도 끝부분의 도로 경계석을 올라서는 순간 달리던 승용차가 노부부를 향해 돌진합니다.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부인은 끝내 숨졌습니다.
◀인근 상인▶
"항상 집 앞으로 가서 가게 앞으로 가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가고 했거든요."
◀인근 상인▶
"3, 4년 전에도 할머니 한 분이 교통사고가 나서 횡단보도에서 돌아가신 적이 있습니다."
이 횡단보도는 보행 신호가 짧아 평소에도 노인들에게는 위험한 순간이 많았다고 말합니다.
◀허수진 인근 주민▶
"건너가다 보면 차가 막 벌써 지나가거든요. 늦다 싶으면은 안 뛰어가고 그냥 기다렸다가 저는 다음 신호를 기다리거든요. 근데 나이 드신 분들한테는 (신호가) 짧아요."
노인 보행 속도를 고려해, 지난 2008년 전국적으로 노인보호구역, 이른바 실버존이 도입됐습니다.
이 도로 일대가 노인보호구역인데요.
이렇게 횡단보도 바로 위에 신호 단속 장비가 있어서 차들이 서행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인구 50만 포항에 실버존은 고작 25곳으로, 포항보다 인구가 적은 상주나 안동, 문경 등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2019년을 마지막으로 포항 지역에는 실버존이 단 한 곳도 신설되지 않았습니다.
60대 이상 포항시의 노인 인구는 모두 14만 명으로 갈수록 노령화되고 있는 현실에 맞춰 실버존 확대 설치가 시급합니다.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 CG 최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