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밥이나 햄에 활용되는 돼지고기는 주로 어미돼지 즉 모돈을 도축해서 나온 고기를 활용하는데요, 대구·경북에서 이 모돈을 유일하게 도축해 온 대구 도축장이 3월 문을 닫았습니다.
경상북도는 안동 축산물공판장에 모돈 도축 시설을 짓는 대안을 내놨는데, 운영 부담을 떠안은 축협 조합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 대부분의 도축장은 일정 규격에 맞는 돼지만 도축합니다.
크기가 제각각이면 도축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어미돼지 모돈은 이 규격에서 벗어난 대표적인 비규격돈인데, 지역의 비규격돈 도축을 도맡아온 대구 도축장이 3월 문을 닫으면서, 하루아침에 도축장을 잃은 경북의 모돈 농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경상북도는 타 시도로 모돈 출하를 유도하는 한편, 안동 서후면에 모돈 도축장을 마련하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최영태 상주 축산농가▶
"경상북도에서 운송비 지원 자금을 내주셔서 시하고, 두당 4만 원 보조가 있어서 운송비에 관한 부분은 걱정 안 하고 출하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지난 주말 준공한 안동축산물공판장.
경상북도는 모돈 등 비규격돈의 도축 시설을 이곳에 넣겠다는 계획인데, 이미 시설과 장비들이 모두 규격돈 크기에 맞춰져 있어서, 무게와 크기가 2배 넘는 모돈을 도축하려면 장비를 다시 교체해야 합니다.
◀류종훈 안동축산물공판장장▶
"운영 중인 공판장에서 일부는 증축하고 일부는 기존 (도축 작업 컨테이너 벨트)라인을 상승시켜서 모돈을 다 처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예상 준공 시점은 2025년 연말.
추가 사업비는 168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이 중 운영 주체인 안동봉화축협이 5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대규모 투자에 축협 조합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모돈의 출하량이 들쭉날쭉해 수익성이 의문인 사업인데, 타당성 조사도 거치지 않은 채 서둘러 투자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내가 알기론 고액 출자자들이 다 빠져나간다···"
◀현장음▶
"5년 동안은 흑자가 나지 않을 것이다란 생각이 있고···"
경상북도와 안동시는 "사업 수익성보다는 양돈 농가에 시급한 사업"이라며 사업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도축부터 가공까지 축산물 종합처리가 가능한 안동축산물공판장의 하루 도축 규모는 소 2백 마리와 돼지 2천 마리 정도.
2025년 연말 완공될 모돈 도축장이 수익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하고 대구에 의존해 왔던 양돈 농가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배경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