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 최대 신용협동조합이 대구경북 지역 다른 신협 전현직 자녀들을 채용하고, 문제의 신협 이사장 아들은 이들 신협에 여러 차례 채용됐었다는 소식, 2022년 초 대구MBC가 전해드렸습니다.
또 문제의 이사장이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의혹도 보도했습니다.
대구경찰이 최근 이 신협과 이사장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의 한 신용협동조합은 자산 규모가 2조 원이 넘어 전국 천여 개 신협 중 가장 큽니다.
이 신협 이사장 김 모 씨는 2014년부터 8년째 이사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12월 12일, 이 신협과 이사장 김 씨 자택을 압수 수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구 MBC가 이사장 김 씨가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채용 비리를 저지른 의혹이 짙다고 2022년 초 단독으로 보도한 뒤, 경찰이 이 의혹에 대해 이제야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겁니다.
김 씨는 해당 신협에 전무나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대구·경북 다른 신협 전·현직 이사장 자녀 7명을 채용했습니다.
이들이 취업한 시기에 이사장 김 씨 아들은 다른 신협 3곳을 옮겨가며 채용됐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신협을 중심으로, 전·현직 이사장 자녀들이 돌아가며 채용된 겁니다.
김 이사장 아들이 여러 신협을 옮겨가며 채용된 이유를 들어보면 황당할 뿐입니다.
◀김 모 씨 대구 모 신용협동조합 이사장(2022년 1월)▶
"(아들이) 왜 옮겼냐 하면 그 신협에 가서 근무하면 되는데 사내에서 여직원하고 연애를 하게 됐어요."
대구MBC는 이사장 김 씨가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의혹도 제기했고, 경찰은 이 부분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김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방해와 뇌물수수입니다.
경찰은 채용과 관련된 서류 등을 확보하고, 뇌물과 관련한 물품인 수천만 원짜리 서예 작품과 도자기 등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를 살펴본 뒤, 채용 비리 혐의와 관련된 다른 신협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조만간 김 씨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한편 신협중앙회는 2022년 초 감사에 착수했지만 일 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결과를 내지 않고 있어 봐주기 감사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협중앙회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수사 결과를 종합해 감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히며 또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