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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와이드] '쥐꼬리' 최저임금···"책임지지 않는 결정 구조가 문제"

2024년도 최저임금이 진통 끝에 2023년보다 2.5% 오른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최저임금 시간당 1만 원 시대는 2024년 이후로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노동계는 물가상승률 등을 이유로 1만 원대 인상을 요구했지만, 경영계는 심의 기간 내내 난색을 보이며 '역대 최장기 심의'로 남았습니다.

최저임금은 노사정 합의체를 통해 정해지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다 보니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의 표결에 달려 있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로부터 2024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평가와 최저임금 결정 구조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들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5% 오른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노사 양측 둘 다 만족스러워 하지 못하는 분위기인데요. 오늘 최저임금 이야기, 대구대 이승협 교수님 모시고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김상호 사회자]
자, 교수님. 먼저 내년도 최저임금 시간당 올해는 1만 원이 넘지 않을까 이런 예측도 있었는데, 이 관심과는 달리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저는 개인적으로 코로나 이후에 여러 가지 물가 인상이라든가 공급망이라든가 이런 문제로 인해서 코로나가 해제된 이후에 상당히 사람들의 삶이 팍팍해졌기 때문에 특히나 삶이 팍팍해지면 저임금 노동자들한테 부담이 굉장히 많이 가거든요? 그래서 다른 나라도 상당히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최소한 1만 원 정도는 넘지 않겠냐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면 그 제도 자체의 문제점이 이번에 굉장히 많이 드러났다, 그래서 9,860원으로 결정된 것은 결국은 정부의 입김이 그대로 작용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이 수준이 결정됐다고 생각이 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런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보면요, 자세히 또 부분 부분은 살펴보겠습니다만, 그래도 이번 결정 과정의 기간만 봐도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 결정되기까지 협상 기간, 역대 최장기 심의 기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무려 고용노동부 장관 심의 요청 이후 110일이 지났다고 합니다. 이 얘기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서로 입장이 팽팽하고 교착 상태에 오래 지속됐다는 걸로 봐야 할까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여러 가지 문제가 올해는 굉장히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황 문제가 있기 때문에 노측과 사측 자체가 굉장히 입장차가 커서 그 입장차를 줄이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린 측면도 있는데, 두 번째는 이게 어떻게 보면 최악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생각이 되는데, 중간에 우리 한국노총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님이 광양에서 파업 관련 활동을 하시다가 공권력에 의해서 부상을 입는, 그런데 이분이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계셨던 거죠. 그래서 이분이 구속이 되시고 그다음에 참여를 못 하니까, 노측이 원래 9명의 대표가 있는데 노동자 대표가 8명으로 줄어 있는 상태잖아요? 그래서 이분의 자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는 문제를 가지고 또 상당히 오랜 시간을 허비한 측면이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본 내용도 그렇지만, 다른 문제들이 같이 외부적인 변인이 생겨서···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심의가 굉장히 많이 늦어졌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지만 거기에 더해서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지만 정작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상당히 주먹구구식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가 어떻게 돼 있고 어떤 문제가 있길래 이런 비판이 나오는지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최저임금위원회가 독립적인 기구로 노동부 산하에 있기는 한데 독자적인 기구로, 여기에서 실제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대화의 형태로 노사공이라고 하는 3개의 집단이 같이 결정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 대표 9명, 사용자 대표 9명, 공익위원 9명, 이렇게 결정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문제는 노동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는 노사의 각 측 입장이 있기 때문에 두 개의 서로 다른 안이 나오게 되고 그러면 공익위원이 사실상 모든 거를 결정하는 구조가 되는데.

여기에서 문제는 공익위원들이 균형 잡힌 공정한 관점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데 개입을 해주면 그게 사실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제도가 될 텐데, 문제는 이 공익위원을 정부가 위촉을 합니다. 노동부 장관이 제청을 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보니까 대부분의 경우에는 해당 정권의 입장을 반대하지 않거나 본인들과 가까운 쪽에 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공익위원들을 임명을 하고 이분들을 통해서 정부의 정책을 반영시키는 구조가 되다 보니까 실질적인 결정을 노사정이 하는 게 아니라 공익위원이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김상호 사회자]
두 양측의 입장은 어차피 팽팽할 수밖에 없으니까 해 줘야 하는 사람들이 공익위원인데 임명을 국가가, 정부 측에서···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국가가 하더라도 소위 말하는 정말로 공익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공익위원들을 선정하면 그런 얘기가 안 나오는데 이번 정권도 그렇지만 저번 정권도 그렇고 대부분의 정권이 본인들에게 유리한, 자신들의 정책을 반영시켜 줄 수 있는 분들 위주로 공익위원을 선정하다 보니까 공정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계속 누적이 되는 거죠.

[김상호 사회자]
지금 말씀 주셨습니다만 최저임금위원회가 공정성, 자율성, 독립성이 핵심인데 이것들을 잃었다는 걱정이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특히 말씀하신 대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공익위원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을 주셨는데 이 사람들이 여태까지 진보든 보수든 어느 정권 상관없이 집권한 정권의 노동 정책에 맞게 편향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들이 보여준 그동안의 편향성, 공정하지 못한 측면, 어떤 내용들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예를 들어서 지난번 대선에서는 여야 막론할 것 없이 대부분의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자기 임기 안에 또는 임기가 끝날 무렵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여야 후보들이 다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가만히 생각하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건 대통령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그거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데, 공약으로 한다고 하는 거는 결국은 대통령이 되면 내가 마음대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얘기를 해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달리 얘기하면 최저임금위원회가 독립적인 기구로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게 반증이 되는 거고, 실제로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등장했을 때 최저임금이 굉장히 큰 폭으로 초기에 올랐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른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되니까 문재인 정부 중반 이후에는 또 최저임금이 갑자기 급격하게 낮아졌어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사실은 정치적인 논란과는 무관하게 최저임금이 저임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결정이 돼야 하는데 정책의 방향이 정해지면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거기에 맞게 최저임금이 결정되고 있다, 그다음에 올해 같은 경우에도 윤석열 정부의 주요 정치인들이 최저임금 많이 높이면 안 된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결과가 그대로 반영이 된 겁니다.

[김상호 사회자]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최저임금위원회의 어떻게 보면 존립의 가치를 양쪽이 다 훼손하고 있는 이런 상황이군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저는 그래서 요즘 드는 생각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 방식을 이렇게 굳이 노사정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 왜냐하면 어차피 합의해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거고, 그러면 공익이 결정하는데 공익은 정부 쪽 입장을 주로 대변하는 거면 그냥 정부가 결정해라, 그게 차라리 낫겠다.

[김상호 사회자]
형식적으로 협의를 통해서 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만 취하지 말고 실질에서 그런 어떤 협상이나 이런 것들이 담보되지 않으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그러니까 정부가 이런 방식으로 하면 자신들한테 좋은 게 있는 거죠. 결정은 원하는 대로 하되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하는 거기 때문에 '결정도 원하는 대로 하고 책임도 당신들이 지시오'라고 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위원회가 바뀔 필요가 있는 게 아니냐, 이건 약간 어떻게 보면 시니컬한 반응이기는 하지만 그럴 정도로 최저임금위원회가 독립성이 굉장히 훼손되어 있는 상태다, 이렇게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모두에 말씀하셨습니다만 올해 최저임금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 이유는 경영계의 최종 요구안이 거의 채택이 된 것 같다, 물론 이 교수님은 그 이유 때문이라고 말씀 안 하셨습니다만 노동계가 하는 이 주장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공감을 하시는 것 같은데, 노동계에서는 여러 세계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지만 물가가 굉장히 많이 올랐다., 물가, 코로나로 인한 물가 상승률이 있는데 세계 각국은 그 부분을 반영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반영이 덜 돼서 사실상 노동계는 임금 삭감에 가깝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동계 주장, 어떻게, 이 교수님 동의하시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임금 삭감이라기보다는 실질임금이 하락했다고 보는 거죠. 어쨌든 2.5%가 올라간 건데 물가상승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그런데 외국을 보면 코로나 기간에 최저임금, 그러니까 코로나 기간 내내 물가가 굉장히 많이 올라왔던 거잖아요? 그리고 작년부터는 각국의 연방 정부들이 금리를 높여서 물가를 잡는 경제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세를 찾아가는 거고.

그래서 지난 2, 3년 동안에, 예를 들어서 독일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거의 한 15% 정도 이상을 올려놨습니다. 그래서 내년도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물가 인상률이 거의 반영이 안 되고 어떻게 보면 사실은 이렇게 낮게 결정된 유는 물가를 더 이상 올리기 쉽지 않다라고 하는 이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이 그대로 반영이 된 거고, 그러니까 임금 비용을 더 이상 높이고 싶지 않다는 재계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거기 때문에 결국 누가 희생되는 거냐, 저는 노동자가 희생된다.

그런데 그 노동자 중에서도 뭐가 문제냐면 임금이 높은 노동자들은 사실은 크게 영향이 없을 수도 있는데 저임금 노동자가 굉장히 큰 타격을 받는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함부로 건들면 안 되는 거고 이거를 시장 임금과 자꾸 착각하시면 안 되는 거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거는 기업의 지불 능력이라고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최저임금은 제도로서 만든 제도적인 임금이기 때문에 이거는 기업의 지불 능력을 우선시하는 게 아니라 최저임금, 생존권을 가지고 있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가 고려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김상호 사회자]
실질적으로 지급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교수님께서 최저임금에 대해서 중요하게 보는 기준점은 일종의 하나의 가이드라인, 기준점을 제시한다는 게 더 큰 역할을 하는데 그 점에 대한 인식이 조금 덜한 것 같다, 이런 지적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한편 경영계도 마찬가지로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에 대해서 불만입니다. 이유는 최저임금이 자꾸 오르고 너무 올라서 이렇게 되면 경영을 하는 데, 특히 고용을 하는 데 힘들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거는 흔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얘기입니다만 최저임금이 오르면 오히려 일자리가 준다, 왜냐하면 고용하기에 부담이 너무 커서, 이런 주장이 있는데 한편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더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 두 주장이 맞서고 있는데 이 교수님,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최저임금은 이제 아까 말씀드렸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 임금이 아니고 제도적으로 강제되는 제도적인 임금이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굉장히 많은 논쟁이 있었고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연구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이루어졌는데, 그 결과를 보면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별로 의미가 없다라고 하는 게 일반적인 얘기라고 볼 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도 되돌려 보면 문재인 정부 초기, 그러니까 박근혜 정권 말기에서 문재인 정권 초기에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기간 이후에 일자리가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라서 많이 줄었느냐 그러면 그거와는 별로 관계가 없이 오히려 경제 환경에, 다른 요인들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코로나 기간에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1.5%, 5%밖에 안 됐습니다. 그런데 그 기간에 그러면 자영업자나 소상공의 어떤 경영 환경이 더 좋아지고 일자리가 그러면 늘었느냐, 그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직접적인 연관성이 최저임금은 크지 않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저임금 노동자고 어떻게 보면 한계 주변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 수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하는 거는 저는 과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는 많은 소상공인이 최저임금 때문에 실제로 힘들다, 이런 얘기들을 하는 걸 들어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이거는 왜 그럴까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당연히 임금이 올라가면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임금 비용이 올라가는 노동 비용이 올라가는 거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오르지 않았을 때보다는 힘든데, 문제는 경영 환경이라고 하는 게 재룟값이 올라가는 거와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거 두 가지가 사실은 그 액수로 치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다른 인건비 이외의 다른 비용 상승 요인이 훨씬 더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이거를 받아들이는 소상공인이나 경영을 하시는 중소기업 사용자들의 관점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이분들은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재료비나 원자재, 설비, 이런 거는 고정 비용으로 생각을 하시는데 인건비는 변동,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고정 비용이 올라가는 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그거는 불만이 적지만 내가 뭔가 통제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는 비용인 인건비가 올라가는 거는 굉장히 큰 불만을 갖게 되는 거죠. 그런데 사실상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실상 그렇게 크지는 않을 수도 있다.

[김상호 사회자]
체감되는 것과 통제 효용감에서 오는 차이다. 그러면 지금 최저임금과 관련된 또 다른 쟁점, 중요한 쟁점이 하나 있는데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보다는 상황을 봐가면서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데, 이번에도 적용 자체는 불발이 됐습니다만 경영계는 계속해서 이 차등 적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구분 적용하는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저는 이게 이제 굉장히 사용자의 전략적인 주장이지만 저는 이 자체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고, 두 번째로는 실현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세 번째로는 오히려 사용자에게 안 좋은 거다.

첫 번째로 말씀드리면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최저임금이라고 하는 거는 소위 말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거잖아요? 그러면 그 이하로 지급을 하면 그 사람들의 삶의 질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거는 사용자의 지불 능력과 무관하게 고정되는 비용으로 정리가 돼야 하는 부분이고.

두 번째로는 이거를 대부분의 해외 사례에서 보면 차등 적용을 하는 나라들이 전체의 10%가 안 됩니다. 제가 정확히 세보지는 않았는데 차등 적용을 하는 나라들이 한 10% 미만인 건데 그 차등 적용의 10%라고 하는 것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지역, 업종별 차등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예비 노동자에 대한 차등 적용이고, 지역별, 업종별 차등이라고 하는 걸로 하면 전체의 3%가 안 돼요. 몇 개 나라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거를 사용자 측에서는 전체 굉장히 많은 나라들이 차등 적용을 하는 걸로 생각을 하고 계시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거고.

그다음에 세 번째로 보면 차등 적용을 하는 몇 개의 나라는 어떤 방식으로 차등을 하냐면 국가가 법정 최저임금을 정해놓으면 거기에 지역 업종별로 플러스알파로 차등 적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에서 하는 거는 무엇이냐 하면, 차등 적용 얘기가 나온 게 2018년도부터 경영계가 주장을, 사용자 쪽이 하고 있는데 2018년도에 최저임금이 16.5%, 16.4%가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가니까 이거를 낮추기 위한 방식으로 차등 적용을 계속 주장을 하고 있는 거고요. 그래서 이건 해외 사례에도 그런 사례가 많지 않다, 거의 없다.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이게 실현 가능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안 좋다고 하는, 사용자에게 안 좋다는 이유가 무엇이냐 하면 차등 적용을 지역별로는 지급을 할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왜냐하면 이 최저임금법에 차등 적용은 업종별로 할 수 있다라고만 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차등 적용을 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그러면 지금 현재의 정치 구도에서 이 최저임금법 개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가 않은 거죠. 그럼 두 번째로는 무엇이냐 하면 현재 법조문에 들어가 있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해야 하는데 이 업종별 차등을 동일한 지역에서 주로 얘기가 되는 게 편의점이라든가 주유소라든가 이런 도소매와 음식업이 얘기가 많이 되고 있는데, 그러면 내가 최저임금이, 예를 들어서 동일한 대구 지역에 어디는 1만 원인데 어디는 9,000원이다 그러면 알바를 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디 가서 일을 할 거냐, 최저임금 차등 적용으로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주는 업종이 있다면 그 업종은 인력난이라고 하는 것에 현실적으로 부딪힐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그래서 오히려 사용자에게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거기 때문에 저는 이 문제는 사용자가 굳이 얘기하는 것 자체가 왜 하는지를 잘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당장은 이익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네, 중장기적으로는 별로 이익이 없다라는 거죠.

[김상호 사회자]
장기적으로는 별로 좋지 않다, 게다가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가능성도, 실현 가능성도 별로 없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합리적인 이유도 없을뿐더러 실현 가능성도 적다.

[김상호 사회자]
여기다가 사용자 측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을 보면 기준, 최저임금 기준은 9,860원인데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사실 실질적으로는 1만 1,832원이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이게 주휴수당이라는 게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건데, 이것을 안 주기 위해서 쪼개기 고용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주휴수당 어떻게 보십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이게 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원래 우리가 임금이라고 하는 것을 얘기할 때 가장 먼저 얘기되는 것은, 임금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명료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 전제로부터 출발을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최저임금이라고 하는 것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명료하게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은 주휴수당이라고 하는 제도가 중간에 있기 때문에 이걸 계산하기가 상당히 쉽지가 않습니다, 사실은.

그런데 이 주휴수당을 그래서 폐지하는 게 논리적으로 저는 일단은 맞다, 그런데 이걸 폐지하는 거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첫 번째로 어떤 거냐면 주휴수당을 주다가 안 주면 당연히 임금이 줄어들게 되는 거잖아요? 노동자들이 싫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노동자이 싫어할 수밖에 없는 거 이외에 임금을 사용자가 또는 제도적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줄이게 되면, 노동자의 동의 없이 줄이게 되면 이건 불이익 변경이라고 그래서 문제가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가 있기 때문에 폐지는 쉽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기본급이나 다른 임금 항목으로 통폐합을 시켜야 하는데 이 경우가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시급을 받는 분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없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월급제로 하는 분들에게는 기본급에 주휴수당이 들어가 있다 보니까 임금이 줄어들거나 아니면 사용자가 부담하는 기본급이 높아지다 보니까 사용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갑자기 급격하게 더 늘어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통상임금이나 평균임금이라고 하는 다른 임금 제도와 맞물려서 논의를 조금 더 하고 어떤 식으로 이 주휴수당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기본적인 방향은 저는 이 부분은 기본급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맞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렇게 쪼개기가 가능하거나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불투명한 제도를 그냥 선명하게 알려진 확립된 제도 안으로 편입시키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씀을···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그런데 그 편입 자체도 예를 들어서 우리가 기본급이나 아니면 고정 임금을 얘기를 하지만, 사실은 이게 우리가 '기본급 플러스 고정수당' 하면 통상임금제, 정기성, 고정성, 일률성이라는 원칙에 의해서 통상임금으로 산정이 되는데 이게 퇴직금이나 연장근로수당이라든가 다른 임금의 바탕이 되는 거니까 이거를 주휴수당을 여기에 통합하는 순간 다른 임금에 대한···

[김상호 사회자]
수당이 기본급으로 전환되는 순간 부담이 다른 것과 합쳐서 늘어나기 때문에···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문제가 복잡해지는 거죠. 그래서 이거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김상호 사회자]
최저임금,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요, 이것 하나만 짚어보고 오늘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의 심의 기초 자료로 쓰이는 자료가 비혼, 단신 노동자 실태생계비라고 합니다. 이거는 우리 이 교수님 잘 아실 것 같은데, 조사도 하시고 하셨으니까요.

그런데 노동계는 비혼이고 결혼 안 한 단신, 혼자 사는 가구의 생계비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고 저임금 노동자의 일반적인 가구 생계비를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 기준점,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예전에는 사실은 가구 생계비 중심으로 얘기가 됐었는데 이게 비혼, 단신 근로자로 변해 왔거든요? 그런데 이 문제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가구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 그다음에 그 가구 내에서 취업자 수가 어떻게 되느냐, 즉, 가구별 경제활동 참가율이 어떻게 되느냐, 이런 것들을 따져보고 우리나라의 구체적인 가구 구조의 변화라고 하는 것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되어야 하는데, 지금 그런 게 없이 그냥 가구를 할 거냐 단신으로 할 거냐가 결국 최저임금 수준을 높이느냐 낮추느냐는 영향 요인으로만 생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 논의에 진척이 없는 거고요.

그래서 이 문제는 아까 조금 전에 말씀드린 주휴수당 문제와 마찬가지로 다른 최저임금의 절대적인 수준과 함께 다른 쟁점과 함께 추가적인 토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금 서로 노동자, 경영계 둘 다 마음에 안 차 하는 최저임금 제도지만 그나마 법정 최저임금을 못 받는 비율이죠, 최저임금 미만율, 얼마나 됩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이게 미만율을 계산할 때 저희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두 가지 통계자료 조사 자료를 가지고 하거든요? 그래서 노동부 통계하고 통계청 통계를 하는데, 이 차이가 굉장히 크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통계청 조사로 하면 거의 한 13% 정도 내외가 되고 노동부 자료로 하면 최저임금 미만율이 한 3.4% 정도 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적지 않군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네,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여쭙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오늘 마지막으로 최저임금 제도에 대해서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바람직한 방향,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떤 건지 짧게 듣고 오늘 시간 마무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일단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의 수준이라고 하는 거는 그 나라의 소위 말하는 소득 구조의 어떤 형태가, 소득 구조의 형태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는 거고, 특히 저는 저임 노동자의 분포를 기준으로 해서 최저임금의 수준이 결정될 필요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평균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그다음에 두 번째로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결정 방식은 나라마다 굉장히 다르게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서 노사정이 합의하는 경우,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는 경우, 또는 전문가가 결정하는 경우, 또는 공식에 의해서 하는 경우, 굉장히 많은데 우리나라도 이 부분을 검토할 때가 됐다. 왜냐하면 지금의 노사정 구조라고 하는 게 사실상 아까 말씀드렸듯이 정부가 결정하는 구조지만 외형적으로는 책임을 최저임금위원회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돼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결정과 책임 구조를 하나로 만드는 방식으로 최저임금의 결정 구조를 바꾸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오늘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모시고 최저임금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감사합니다.

이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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