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민생이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농업은 힘들다 못해 고사할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재해 수준의 기후 위기로 수확량은 줄고 경기 침체로 소비는 안 되는데 정부는 물가를 잡겠다며 농축산물 수입을 계속 늘려, 그야말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농가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국의 만여 한우 사육 농가들이 국회 앞에서 한우 가격 폭락을 방치하고 한우 법 제정을 거부한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소를 반납할 테니 정부가 직접 키워보라는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김태관 (한우 농가) 경주시 산내면▶
"지금 사료 자금이라고 해서 정부 정책자금이 없으면 운영이 안 될 정도의 상황이니까 굉장히 어렵다는 거죠."
이튿날 전국의 농민들도 상경해 농업 위기를 외면하는 정부를 규탄했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수확량 감소와 정부의 무분별한 농축산물 수입 등으로 농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라는 겁니다.
◀금시면 사무국장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지금 현장에서는 더 이상 농사지어서 남는 게 없다, 그렇기 때문에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농가의 심각한 경영난은 농축협 대출금 연체 사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 1%대였던 연체율은 1년 5개월 만에 3.86%로 3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특히 2024년 연말과 2025년은 청년 정책자금 등 각종 대출 자금의 상환 기일이 집중돼 연체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임미애 국회의원 국회 농림축산 수산 식품위원회▶
"이제 본격적으로 상환 기일을 맞게 되면, 올해 말부터 내년, 내후년까지 농촌에서는 곡소리가 나는 농가들이 매우 많을 거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농민들은 기후 재해 대책을 비롯해 양곡관리법과 한우 법 제정, 무분별한 농축산물 수입 중단 등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 그래픽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