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적으로 농촌 읍면지역의 주민자치회가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면서 농촌 소멸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데요, 특히 경북, 그중에서도 포항은 주민자치회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듣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풀뿌리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2013년부터 읍면동별 주민자치회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민자치회는 지자체의 예산을 받아 주민들이 직접 자치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주민자치의 핵심입니다.
법제화 지연 등으로 확대 시행이 쉽진 않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주민자치회는 비약적으로 늘어나, 전국적으로 1천 개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돼 있어 지역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특히 경북의 주민자치회는 의성과 안동 두 개 시군에 29개로, 비슷한 조건의 경남과 비교하면 1/7 수준입니다.
최근 1년간 증가세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확연합니다.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은 주민자치회는커녕 전 단계인 주민자치위원회조차 없어 주민자치의 불모지나 다름없습니다.
◀포항시 담당자▶
"포항 같은 경우는 작은 대한민국이거든요. 없는 분야가 없다 보니까 행정 할 때도 (시행이) 쳐지고 느려지는 부분이 그런 영향도"
하지만 포항시의회는 과거 주민자치위원회 설치 조례를 추진했다가 기존 단체의 반발로 무산된 사례를 언급하며, 포항시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합니다.
◀박희정 포항시의원▶
"이미 경북 도내에서 다른 지역은 (주민자치회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포항시는 이런 제도적 개선에 거의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전문가들은 농촌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주민자치회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지자체가 뒷받침해 주고 권한이나 예산, 인력 이런 게 뒷받침이 되면 참여도는 농촌이 훨씬 높거든요."
한편 의성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8개 모든 읍면에서 주민자치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상정 의성군 주민자치팀장▶
"지역 의제를 스스로 발굴하여 주민 참여 예산 사업을 해나가면서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주체로서의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또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긍정적인 결과도 나타났습니다.
주민자치가 농촌지역과 주민들의 삶을 근사하게 바꿔놓고 있는 좋은 사례입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