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문화방송은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가 미승인 부속품을 몇 년 동안 납품한 사건을 연속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협력업체들 간의 납품 비리 사슬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됐는데요.
경찰이 비리 혐의를 알린 고발자까지 공범으로 보고 검찰에 함께 송치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경산에 있는 A 업체는 현대자동차에 차량용 전등을 공급하는 대구의 1차 협력업체에 전선 뭉치인 와이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는 지난 2017년부터 몇 년 동안 미승인 부속이 들어간 와이어를 납품했습니다.
문제의 와이어들은 당연히 현대자동차에 납품됐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1차 협력업체의 고위 관계자가 A사에 값싼 미승인 부속을 납품하도록 하는 등 편의를 봐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당시 A사 대표로부터 5억 6천여만 원의 거액을 가족 등을 통해 받은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돈을 주고받은 고위 관계자와 당시 A사 대표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A사 설립 자체가 1차 협력업체의 고위 관계자가 권유해서 이뤄진 것이라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A사 전 대주주▶
"그때 3억 원씩 투자한 게 1차 협력업체 고위 관계자가 다 봐준다고 A사 당시 대표가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설립을 하게 됐지 우리는 제조 경험이 하나도 없거든요."
이런 비리 혐의가 드러난 것은 당시 A사의 대주주가 관련 사실을 근거로 경찰에 고발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이 대주주를 공범으로 보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대구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당시 A사의 대주주도 맞고발을 당해서 수사한 결과 혐의가 있다고 보고 양쪽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A사 대주주 측은 2020년 12월 처음 경찰에 고발을 했지만 2년 1개월이나 수사를 끌면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당시 A사 대주주 측은 "당시 A사 대표가 경찰서에 자신들과 함께 조사를 받을 때 사건이 대구경찰청으로 이관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2~3개월 뒤에 그대로 됐다면서 수사 정보가 노출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경찰이 당시 A사 대표의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아 중요한 증거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면서 검찰이 직접 수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A사 전 대주주 변호인▶
"그러니까 좀 황당하죠. 이게 뭔가 경찰 수사가 좀 의혹이 있으니까 검찰에서 직접 보완 수사를 좀 해달라 경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 우리가 그렇게 했죠."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에 미승인 부품이 공급된 사건을 둘러싸고 이번에는 경찰의 수사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