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문화방송은 현대자동차에 미승인 부속품이 사용된 문제를 집중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허투루 넘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들의 납품 비리 사슬은 회사 설립 때부터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에 있는 현대자동차의 한 1차 협력업체는 2017년부터 수 년간 현대자동차에 미승인품 씰이 들어간 전선 뭉치인 와이어를 납품했습니다.
1차 협력업체 고위 관계자가 하청업체인 A사에게 값싼 미승인품 씰을 공급하도록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3차 협력업체 관계자(당시 A사대표의 지인)▶
"1차 협력업체 관계자와 000하고, A사 대표 세 사람이 알고 했었어요. A사 대표가 이야기하기를 30% 정도 DC, 원가 절감이 되니까 1년에 1억 원 이상 남는다, 그렇게 얘기하고 쓴 거고요."
경찰 수사 결과 당시 하청업체인 A사 대표는 이런 식으로 마련한 돈으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차 협력업체 고위 관계자의 배우자와 딸, 인척 등에게 허위 급여로 3억 9천여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당시 A사 대표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용역업체를 통해서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같은 방법으로 1억 7천여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1차 협력업체 고위 관계자가 이런 식으로 받은 금액은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것만 5억 6천여만 원입니다.
이런 비리의 연결 고리가 가능한 데는 이미 1차 협력업체와 하청업체 간의 모종의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1차 협력업체의 고위 관계자가 하청업체인 A사를 처음 설립하도록 권유했고, 납품하는데에도 도움을 줬기 때문이라는 정황이 나왔습니다.
◀하청업체 A사 전 대주주▶
"그때 3억 원씩 투자한 게 1차 협력업체 고위 관계자가 다 봐준다고 A사 당시 대표가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설립을 하게 됐지 우리는 제조 경험이 하나도 없거든요."
A사가 설립된 2010년 무렵, 1차 협력업체는 생산시설을 외부로 옮기는 아웃소싱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 고위 관계자가 기계와 설비 등을 지원한 덕분에 100억 원가량 필요한 회사 설립에 6억 원 밖에 들지 않았다는 진술도 나옵니다.
◀A사 전 대주주▶
"설비 하나를 해도 자동진압장치가 최하 5천만 원을 가거든요. 자재고 뭐고 간에 편의를 많이 봐준 걸로 알고 있고…"
A사의 전 대표는 2019년 11월, 1차 협력업체 고위 관계자의 아들에게 지분의 1.1%를 넘겼습니다.
A사는 설립한지 12년째인 2021년 매출이 612억 원을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인 현대자동차에 미승인 부품이 공급된 어처구니없는 사건 뒤에는 구조적인 검은 비리의 커넥션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CG 김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