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문화방송은 얼마 전 현대자동차 2차 부품 협력업체가 미승인 부속품을 납품했고 이 과정에서 1차 협력업체 관계자에게 수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이 자리에 취재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 먼저 관련된 의혹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경북 경산시에 있는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인 A사는 수년 동안 자동차 전등에 쓰이는 전선 뭉치인 와이어를 생산하는데 값싼 미승인품 씰을 사용해 납품했습니다.
씰은 전선 지지대 안에서 전선을 고정하고 방수를 하며 전기합선을 막는 기능을 하는 부속품입니다.
씰에 문제가 생기면 물이 들어가 전기합선으로 불이 날 수 있고 방향등이 들어오지 않거나 브레이크 등이 켜지지 않는 경우가 생겨 자동차 안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1차 협력업체에 납품하는 2, 3차 협력업체에 공급자 품질인증제도인 SQ 마크 인증제도를 시행하면서 엄격하게 부품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엄격한 관리를 하는데, 승인받지 않은 부속품이 납품됐다는 겁니까?
◀기자▶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배경에는 검은 비리 의혹이 있었는데요.
A사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자신들에게 하청을 준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 고위 관계자 B 씨의 배우자와 딸, 인척 등에게 급여 명목으로 3억 9,000여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또한 A사의 당시 대표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용역업체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B씨의 딸과 배우자의 외삼촌 등에게 급여 명목으로 30여 차례에 걸쳐 1억 7,000여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용역업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용역업체 관계자▶
"용역업체도 당시 A사 대표가 자금 집행하고 다 했기 때문에 그 자신이 본인이 결재하고 다 했으니까요. 모든 자금은 그가 직접 다했으니까…"
1차 협력업체 고위관계자 B 씨는 이런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1차 협력업체 고위 관계자 B 씨▶
"자기들끼리 해 먹은 것을 왜 남의 이름을 올리냐고요. 그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들이 전부 다 가짜 이름을 올려 가지고 돈을 빼먹는 사람들이잖아요."
◀앵커▶
1차 협력업체 관계자의 해명만 들어보면 억울한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그렇지만 경찰 수사 결과 이 관계자가 하청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거죠.
◀기자▶
1차 협력업체의 강한 부인에도 경찰은 B 씨가 A사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대구문화방송이 보도한 의혹 이외에도 B 씨는 A사로부터 1억 7,000만 원 정도를 더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는데요.
B 씨가 하청업체인 A사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받은 액수는 확인된 것만 5억 6,000여 만 원이나 됩니다.
경찰은 1차 협력업체 고위 관계자 B 씨와 A사의 전 대표, 전 대주주 등 3명에 대해 배임수재와 배임증재,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인 현대자동차에 미승인 부품이 납품된 것이 하청 업체들 사이의 금품 비리 때문으로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데요.
문제가 된 1차 협력업체는 국내 물론 GM과 포드 등 외국 완성차 업체에도 수출하는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현대자동차의 부속품 납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소비자들에게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