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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하인드] 대구시 살림살이 '빨간 불'···김포시 서울 편입 공론화 '일파만파'

① 줄어든 2024년 예산···대구시 살림살이 빨간불
중앙정부가 역대 최악의 세수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비상 재정체제를 선포했습니다. 대구시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실제로 2024년도 예산안을 2023년보다 더 낮춰 잡았습니다. 대구시는 2023년 당초 예산으로 10조 7,307억 원을 편성해 운영해 왔습니다. 2024년 대구시 예산안은 2023년 대비 1.34%P, 돈으로 환산하면 1,443억 2천만 원이 적은 10조 5,864억 원입니다.


2024년도 대구시 예산안은 크게 세 가지 점을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먼저 대구시는 지난 9월 역대 최악의 세수 부족을 알리면서 '비상 재정 체제'를 선포했습니다. 당시 대구시는 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보통교부세 1조 4,485억 원 중 15.9%에 해당하는 2,304억 원, 3조 6,780억 원을 목표로 했던 지방세입에선 10.6%에 해당하는 3,892억 원이 펑크 나서 합계6,196억 원가량 쓸 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대구시의 2023년 실제 예산은 지난 7월 1차 추경을 통해 늘어난 예산 10조 9,929억 원에서 6,196억 원을 뺀 10조 3,733억 원가량이 될 전망입니다. 당초 예산보다 약 3,500억 원가량 감소한 규모인 셈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대구시는 2024년도 예산을 두고 세수 부족을 이야기하지만 2023년 대비해서 약 2,000억가량 많은 수준입니다. 세수가 부족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2024년도 대구시 예산이 그렇게 많이 줄지 않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실제론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재량 예산'은 꽤 줄었습니다. 대구시가 할 수 있는 자체 사업을 줄이거나,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풀어서 이야기를 하면, 예산은 크게 일반회계 예산과 특별회계 예산으로 나뉘는데, 특별회계는 회계의 사업 목적이 특정되어 있는 예산이어서 재량성이 떨어지고,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문이 적습니다. 10조 원이 넘는 대구시 예산 중 21%가 특별회계 예산입니다. 재량권이 있는 일반회계 예산이 79%인 8조 3,450억 원가량인데, 2023년과 비교하면 재량성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반회계를 구성하는 자금선, 세금이 들어오는 경로에 따라, 세입 구분에 따라 재량성을 판가름하는데, 재량성이 높은 지방세입은 2023년 본예산 대비 8%, 2,950억 원가량 감소했습니다. 2023년 펑크가 난 지방교부세도 1.33%, 180억가량 줄었습니다. 대신 지방세 수입 다음으로 비중이 큰 국고보조금이 12.42%, 3,709억 원가량 늘었습니다. 국고보조금은 흔히 '꼬리표가 달린 예산'으로 불리는데, 중앙 정부가 써야 할 곳을 지정해서 주는 예산이라는 말입니다. 복지 예산이 큰 폭을 차지합니다.

2024년 국고보조금 현황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인 기초연금에 쓰라고 보낸 국고보조금 예산이 1조 264억 원에 달합니다. 국고보조금의 30.57%에 해당합니다. 그 외에도 기초생활급여 보조금은 5,160억 원으로 15.37%입니다. 연금, 급여 등 복지 예산이 45%를 넘습니다. 이런 국고보조금이 대구시 일반회계 예산 중 40.24%를 차지합니다. 2023년 본예산은 35% 수준이었지만, 5%가량 증가한 겁니다. 단순 계산으론 대구시가 재량권을 가진 예산이 2022년 기준 65%에서 2023년 60%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통상적으로 국고보조금 사업은 일정 비율의 시비를 맞춰 보태야 하는 매칭 사업이 많아서, 늘어난 국비만큼 대구시 예산 재량성의 경직성은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불요불급한 예산 쓰지 않겠다지만, 내부 사기 진작 예산은 예외?
홍준표 대구시장은 "불요불급한 예산은 쓰지 않겠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2024년 예산과 관련해서는 대구시가 당장 필요 없는 예산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시민에게 직접 혜택이 가던 사업이나, 탐탁지 않아 하던 민간 위탁 사업 예산을 큰 폭으로 줄일 가능성 있습니다. 2023년에만 해도 문화계에 지급되던 민간 위탁사업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논란이 일었고, 지역민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작은 도서관' 예산도 많이 깎이면서 '작은 도서관' 존폐까지 걱정하는 상황으로 몰렸습니다. 2024년에도 이렇게 간다면 지역민이 쌓아 올린 곳곳의 작은 성과들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지난 10월 대구시의회는 대구시 출자출연기관 15곳의 출연 계획안을 의결했는데, 모두 106억 원가량 줄었습니다. 출자출연기관에서부터 지원을 줄여가는 판국이니 그 외 사업에 대한 지원 감소는 보지 않아도 뻔합니다. 공공의료에 대한 대구시 지원이 줄어드는 것도 관심을 갖고 봐야 합니다. 지난 10월 대구시의회를 통과한 2024년도 대구의료원에 대한 출연금 계획안을 보면 대구시는 2024년에 대구의료원에 대한 출연을 10억 원 줄이기로 했습니다. 일반회계에서 다른 사업비를 늘리지 않는 이상 대구의료원의 경영 악화도 피할 수 없습니다. 2023년에만 해도 100억가량의 재정 적자가 날 전망입니다.

반면에 대구시는 내부 사기 진작에 쓰는 예산은 크게 줄이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시는 홍 시장 취임 후 매년 '파워풀 대구 우수 공무원'을 선정해 포상하고 있는데, 2022년에 포상금으로 300만 원을 썼는데, 2023년에는 600만 원으로 두 배 늘렸습니다. 두 배 늘리는 계획안이 입안된 건 10월입니다. 시점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대구시가 비상 재정을 선포한 게 9월 20일이기 때문입니다. 비상 재정을 선포하면서 불요불급한 예산은 줄이고, 미집행 예산은 30% 일괄해서 삭감한다고 말했지만, 스스로 내부에 쓰는 예산은 늘려서 계획을 잡은 셈입니다. 지난 10월 30일에는 대구시 한 국이 체육행사를 한다면서 647만 원가량을 썼는데요, 영화 보는데 183만 원, 밥 먹는데 459만 원이 지출됐습니다.

전체 예산 놓고 보면 그리 큰 예산은 아니지만, 여기에서부터 대구시가 말하는 불요불급한 예산이 뭘 의미하는지 의문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② 김포시 서울 편입 공론화 '일파만파'···지역 언론은 '잠잠'
지난주 국민의힘이 발표한 김포시 서울 편입 문제가 전국적으로 일파만파입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불쑥 나온 이슈인데, 여권은 엄청난 속도를 붙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국민의힘이 김포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낸 이틀 만인 11월 1일 특별팀을 설치했습니다. 말 그대로 '급발진'입니다. 특별팀은 김기현 대표 직속 기구로 구성했는데, 국민의힘은 조만간 의원입법 형태로 '김포시 서울 편입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안 그래도 서울과 수도권이 전국의 절반 이상이어서 블랙홀이란 말을 듣는데, 참 답답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페이스북 내용을 보시면, 이 사태를 아주 비판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홍 시장은 "대통령도 지방화 시대 국토 균형 발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연일 회의를 열고 있는 마당에,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냐"라고 물었습니다. 한 마디로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입니다.

수도권은 전체가 들썩이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이 이끄는 경기 구리시도 서울특별시 편입과 관련한 여론 수렴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백경현 구리시장은 2일 오전 구리시청 상황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리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여론조사와 공청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라며 "구리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백 시장은 "구리시가 서울로 편입된다면 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교통 인프라가 향상돼 대중교통 등 시민 불편이 크게 줄어들고, 부동산 등 자산 가치 상승과 한강변 스마트 그린시티 같은 개발사업도 속도감 있는 진행이 예상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인근 김포와 유사한 도시에서도 주민들이 뜻을 모아오면 우리 당은 서울 편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구리시는 지난 2009년 경기 남양주와 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되자 생활권과 문화권 등을 이유로 서울 편입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편 지역 언론은 놀랍게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모든 지면을 다 동원해서 지역이 다 죽는다고 주장해도 모자랄 판에 담담하다고 할 정도로 조용합니다. 11월 2일 자 지역 신문을 살펴보면 서로 사전에 합의를 했다고 해도 될 만큼 같습니다. 정부가 지방 소멸 위기 대응을 세웠는데, 그건 4대 특구 추진이라고 소개합니다. 내용을 찬찬히 보면 정부가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한다고 말합니다. 당장 여당은 2024년 총선용으로 서울 확대에 온 힘을 쏟는데, 지역의 대변자가 되어야 할 지역 언론들은 딴 곳에 정신을 팔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③ "대구 MBC 신공항 보도, 편파 아니다"···경찰, 명예훼손 '무혐의'
대구시가 지난 5월 TK 신공항 관련 내용과 관련해 담당 공무원을 앞세워 시사톡톡을 고소한 적이 있습니다. 대구수성경찰서는 고소된 4명 가운데 2명은 혐의 없음, 2명은 각하 처분해 결국 '무혐의'로 결론이 났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대구경북신공항 문제를 다룬 4월 30일 시사톡톡입니다. 큰 주제는 대구시가 TK 신공항 건설을 두고 장밋빛 이미지를 시·도민에게 심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회를 통과한 신공항특별법은 대구시가 거듭 다짐했던 활주로 3,800m 조항이 빠졌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약속했던 '중추공항'이란 단어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중추공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천공항에 적용된 말입니다. 공항 건설 과정에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참여할 수 있을지, 공사비를 제때, 제대로 조달할지도 시사톡톡이 다룬 내용입니다.

당시 홍 시장은 5월 1일 간부 회의를 열어 "시정에 대한 언론의 왜곡과 폄하 보도에 강력한 대응을 검토하라"라고 지시합니다. 그 유명한 "취재의 자유가 있다면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라는 홍 시장의 명언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대구MBC에 대한 일체의 취재를 대구시는 거부하고 있습니다. 대구시장의 호통은 즉각 효과가 납니다. 대구시는 이종헌 당시 정책총괄단장 이름의 고소장을 5월 9일 대구수성경찰서에 냅니다. 당시 취재를 한 기자로서 경찰에 출두해 서너 시간 조사를 받았는데요, 대구시의 주장은 한 마디로 시사톡톡이 '악의적'이라는 겁니다.

어쨌든 활주로는 3,500m로 결정 났습니다. 대구시가 장담했던 3,800m보다 300m 짧았습니다. 시사톡톡이 걱정하고 다뤘던 내용입니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참여하는 문제는 유동적입니다. 공사는 많은 빚 때문에 곤란하다고 했다가, 다시 참여하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반발과 마찰도 있습니다. 경상북도와 의성군은 공항의 물류 터미널 위치를 두고 대구시와 이견 조율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신공항 보도와 관련한 경찰의 무혐의 결론이 나오고도 대구시는 사과는 고사하고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대구MBC 이태우 기자, 이상원 뉴스민 기자 공동 취재로 작성됐습니다.

이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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