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정치대구MBC 사회정치 일반사회 일반뉴스ON

[뉴스비하인드] '퀴어 축제· 신청사 이전 문제' 설전 이어진 대구시 국감

① 대구시 국감, 대구 퀴어 축제 '경찰-대구시 공무원' 물리적 충돌 책임 논란
10월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대구 퀴어 축제 당시 있었던 경찰과 대구시 공무원 간 물리적 충돌이었습니다. 지난 6월에 열린 대구 퀴어 축제의 도로 점용 허가 문제를 두고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국정감사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6월에 있었던 퀴어 축제 충돌을 두고 지자체의 도로점용 허가와 관련한 법원의 판례와 법제처의 법 해석을 들며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집회 시위를 금지하거나 해산시킬 권한이 있느냐"고 따졌습니다. 대구시가 도로 점용을 문제 삼으며 행정대집행에 나서 경찰과 충돌한 건 공무집행방해라며 포문을 열었고,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지자체도 권한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집회 제한은 지자체장의 판단 권한이 아닙니다. 그건 관할 경찰서장이 판단하는 거고요. 이건 명백하게 월권이고 위법행위이고 공무집행방해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자치단체장은요, 이거와는 별도로 도로 점용에 대한 인허가권이 있습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법원의 판례도, 법제처의 해석도, 경찰의 입장도 모두 다 동일합니다. 시장님만 그렇게 주장하고 계시는 거예요"


홍준표 대구시장 "법은 내가 더 알 겁니다"
이처럼 법 해석 차이는 발언 시간 내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일단 자기는 퀴어 축제를 반대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집시법 12조에 따르면 집회 장소였던 동성로는 '집회 제한 구역'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집회는 불법이라는 논리입니다. 용혜인 의원이 "집회 제한은 지자체장의 판단 권한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홍 시장은 방금 들은 말, "법은 내가 더 잘 안다"며 "고속도로에서 집회를 하더라도 허용해야 하느냐? 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 도로는 대구에 9곳이 있다, 그곳을 점용하려면 시장 허가나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결국 퀴어 축제를 둘러싼 논란은 대구경찰청 국감으로도 이어졌는데, 용혜인 의원은 당시 충돌의 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대구 경찰도 책임이 있다고 따졌습니다. "만약 누가 물리력을 동원해 집회를 방해했다면 집시법 3조 위반이 맞느냐"며 "신고된 집회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고 그것을 조정하거나 제한 통보를 할 권한은 경찰에 있다"고 용 의원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권력을 남용해서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임에도 퀴어 축제를 방해했다"며 "법을 편의대로 해석해 행정대집행을 시도하고 집회를 방해한 데 더해 경찰과 대치하는 등 경찰의 적법한 직무 집행을 방해하기까지 했다"면서 "집회 방해 혐의로 홍 시장을 수사한 적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은 "적법한 시위라면 거기에 사용하는 물건은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대법원 판례가 위법성이 제한된다고 알고 있다"며 대구시의 행정대집행이 잘못됐음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고소를 했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김수영 대구경찰청장 "법적인 해석 문제가 있어서 저희가 직접 고소한다든가 인지(수사)하기에는 기관 간의 갈등 관계로···"

김 청장은 "시민단체에서 홍 시장을 고소한 적은 있지만 집시법 위반으로 고소는 하지 않았다"며 "집시법 위반으로 고소장이 들어온다면 엄정히 수사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인 권성동 의원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대구시에 이어 열린 대구경찰청 국정 감사에서 이번엔 집회를 보호하려 대구시와 충돌한 경찰 판단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한 것입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의 경우에는 무조건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최초의 경찰 입장은 저는 잘못된 것이다···"

"공공질서에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경우 도로관리청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다"며 대구시의 입장을 대변했습니다.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라 하더라도 도로 점용이 무한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은 "집회신고서를 수리할 때는 금지 통보나 제한 통보를 할 수 있다"면서도 "그 당시 동성로 집회는 최근 10년 동안 평화적 집회로 해왔고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② 대구경찰청 국감 "홍준표 선거법 위반 신속 수사해야"
대구경찰청 국감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관련해 또 다른 문제가 다뤄졌습니다. 바로 공직선거법 위반인데,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지난 2월 지역 시민단체가 홍준표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이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당시 대구참여연대가 홍 시장이 대구시 공식 유튜브를 이용해 개인 홍보를 해왔다며 고발장을 제출했었죠.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했습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상부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보도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홍준표 시장님은 비중 있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해식 의원은 "보통 고소·고발 사건은 경찰 수사 규칙에 의해 3개월 안에 끝내도록 돼 있는데 계속 연장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 방침을 정했지만 홍 시장이 비중 있는 인물이라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물었습니다. 최기상 의원도 "경찰이 홍 시장의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대구시를 지난 6월 압수수색하고 9월에 다른 공무원에 대한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수색 등 2번의 압수수색을 했지만 신속한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수영 청장은 "원칙적이고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압수 수색한 문건이 많아 분석하고 있는데 분석이 끝나면 피의자를 소환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경찰청 국감에서는 경찰관들의 비위 문제가 질책을 받았습니다. 이해식 의원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징계를 받은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은 14명에 이른다”"라며 "지난해 8명에서 많이 증가한 수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특히 "성 비위가 3건, 음주운전 사건이 3건"이라며 "경찰 간부의 주택가 음란행위와 순찰차 사적 이용 등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③ 신청사 이전 문제 두고 김용판 의원과 권영진 전 대구시장 '충돌'
대구시 국감에서 또 하나의 이슈는 '신청사 이전 지연 문제'를 둔 설전이었습니다. 대구시청을 옮기는 문제를 두고 달서구 병을 지역구로 둔 김용판 의원이 권영진 전 시장을 저격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김용판 의원은 두류정수장 터를 매각하지 않는 대신 대구시가 보유한 5곳의 공용 터를 매각해 신청사를 짓기로 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권영진 전 시장이 달서구민들에게 속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신청사 건립 기금 약 1,400억 원이 유용됐다는 것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너무 큰 아픔이다"라고도 했습니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의 맞대응도 날이 많이 서 있었습니다. 권 전 시장은 "신청사 건립 기금에서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사용한 것은 600억 원이다. 마치 신청사 건립 기금을 모두 재난지원금으로 사용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가짜뉴스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권 전 시장은 "그동안 홍준표 시장의 눈치만 살피다가 신청사 건립을 무산시킬 위기에 빠트렸던 김용판 의원이 이제 와서 자신의 지역구에 신청사라는 큰 선물을 준 전임 시장을 비판하고 건립 지연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참으로 배은망덕하고 비열한 짓"이라고도 했습니다. 이러한 전직 시장과 현직 국회의원의 설전을 두고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국정감사가 선거 운동의 장이 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④ 대구시 국감 생중계 없어···"시민 알 권리 무시"
이번 대구시 국감에서 꼭 짚고 싶은 점은 생중계 방송입니다. 다른 지역의 국감은 집에서 TV를 통해 지켜볼 수 있었지만, 대구시 국정감사는 생중계되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대구시는 생중계를 하지 않은 않아 시민의 알 권리를 무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회에 문의를 했더니 국회 안에서 실시되는 국정감사는 직적 생중계를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등 국회 밖 현지에서 하는 감사는 해당 기관에서 생중계를 해야 방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구시는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국정감사가 끝나야 생중계를 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⑤ 교육 분야, 경북대 교수 채용 비리 문제 '도마 위'
교육 분야 국감에서는 먼저 경북대학교 교수 채용 비리 문제가 집중포화를 맞았습니다. 서병수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국악학과 교수 채용 비리를 지적했는데, 올해 또 음악학과 교수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불거졌다"며 "지난해 이런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는데 달라진 게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조경태 의원도 "우리 사회에서 가장 파렴치한 적폐라고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입시 비리와 채용 비리"라며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수 채용 비리는 적폐 중의 적폐로 그 수장은 물러나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서병수 의원은 "강은희 교육감이 역점 사업으로 IB,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를 도입했는데 고등교육 과정에서 교과 난도가 높고 학습량이 많아서 학생들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다"며 "예산과 인력을 봐도 2019년부터 지금까지 100억 원 넘게 투입했는데 일반고등학교 학생들, 교원, 학교들과 지원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했습니다.

강득구 의원도 "우리 공교육을 개혁하는 대신 굳이 외국 교육 과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었냐"며 "세수, 세입도 안 좋은데 IB 전도사가 되어서 IB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강은희 교육감은 "아주 저난위부터 아이들을 잘 이끌어가면서 깊이 있는 학습까지 학습 완료에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며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탈피해 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지원과 관련한 현장에서 형평성 문제 제기는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 이 기사는 대구MBC 이태우 기자, 조정훈 오마이뉴스 기자 공동 취재로 작성됐습니다.

이태우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