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3년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역대급' 저출생을 기록했습니다.
역대 정부들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습니다.
출생 신고를 아직 하지 않은 미신고를 감안해 추정한 잠정치이긴 하지만 심각한 상황인데요.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 태어난 아기 수가 197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2023년 대구에서 태어난 아기는 9,400명으로 2022년 10,134명보다 734명, 7.2% 줄었습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만 명을 밑돌았습니다.
대구지역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 2012년 2만 1천 명대에서 2013년 1만 명대로 내려온 뒤 줄곧 줄었습니다.
2023년 경북에서 태어난 아기는 10,200명으로 2022년보다 1,100여 명, 9.8% 줄었습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대구 0.76, 경북 0.93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진 출생아 수 감소에 오는 3월,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대구 3곳, 경북은 27곳에 달하는데요.
이런 추세대로라면 4년 뒤인 2028년에는 대구에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3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전국적으로 2023년 태어난 아기는 23만 명, 합계 출산율 0.72명으로 역시 1970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특히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져 2024년은 연간 기준으로도 0.7명 선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농어촌 등 특정 지역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문제가 됐습니다.
그동안 각종 정책이 쏟아졌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영향으로 줄어든 결혼이 다시 늘어난 영향이 반영되는 2026년 이후에는 다소 출생아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
"30대 초반, 30대 후반이 출산에 대한 향후 좌우할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어떻게 보면 정책적인 방향이 어떠냐에 따라서 1명대까지도 회복할 수도 있고, 덜 갈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이 이전보다 강해 낙관할 수 없습니다.
취업과 주거, 교육비 등 복합적인 원인 중에서 결국 '노동'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고 가장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진숙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부모는 사회의 도움을 받아서 양육해 나가면서 더불어서 자기 일도, 계속 커리어도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이 저출생 문제는 절대로 해결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산축하금, 아동수당 등 현금성 지원을 넘어 대구와 경북에서도 출산 연령 고령화에 따른 난임 시술 지원 확대, 마을형 돌봄 등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정책을 세분화하고 있는 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이수현)